2020 작업노트 : 노자의 작가론 1

노자의 <도덕경>을 읽으며 작가를 생각한다.

by 김경윤
노자 <도덕경>은 활용도가 높은 책이다. 물론 가장 활용도가 높은 방면은 철학 분야이다. 유불도라는 말이 있듯이, 유교, 불교와 어깨를 겨룰 정도이다. 나는 이를 교육학과 접목시켜 계간지 <우리교육>에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 다시 도덕경을 찬찬히 읽으니 작가론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아래는 도덕경을 읽으며 내가 생각해 본 작가론이다. 단상의 형태로 정리해본다.

1.

한번 작가가 영원한 작가는 아닙니다.

한때의 명성이 영원한 명성은 아닙니다.

항상 새로 시작하십시오.


2.

작가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추함도 보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아름다움 속의 추함과

추함 속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3.

베스트셀러를 떠받들지 마십시오.

허영에 사로잡히지 말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책을 쓰십시오.

빵과 같은 책을 쓰십시오.


4.

그릇이 큰 작가가 되십시오.

깊은 작가가 되십시오.

심연까지 내려가십시오.


5.

장황하게 쓰다 보면 핵심을 놓칠 수 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중심을 잡으십시오.


6.

써도 써도 또 쓸 수 있는 몸을 만드십시오.

사라지지 마십시오.


7.

작가가 영원성은 독자가 만듭니다.

앞서지 마십시오. 독자 속에 거하십시오.


8.

훌륭한 작가는

민중 속으로 들어갑니다.

모두가 외면하는 것을 직시합니다.

그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9.

넘치도록 쓰지 마십시오.

적당할 때 멈추십시오.

빈 공간을 만드십시오.


10.

기존의 작품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명성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다 썼으면 머물지 마십시오,


11.

집의 쓸모가 공간에 있듯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가 쓴 것은

안 쓴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12.

문체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마음을 살피십시오.


13.

작품에 대한 평가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상찬뿐만 아니라 악평도 신기한 듯 여기십시오.

몸을 챙기십시오.


14.

보이는 것만 보지 마십시오.

보지 못하는 것을 보려고 하십시오.


15.

글이 잘 써질 때 달리지 마십시오,

글이 안 써질 때 주저앉지 마십시오.

천천히 고요히 집필하십시오.


16.

자신이 무엇을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는지 항상 떠올리십시오.

잡생각에 혼란하면 처음으로 돌아가십시오.


17.

작품을 다 쓰면 독자의 몫입니다.

독자가 알아서 사용할 것입니다.


18.

도덕적 훈계를 하지 마십시오.

자신이 우월하다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19.

거룩한 척, 아는 척, 정의로운 척하지 마십시오.

쓸 데 없는 말을 덧붙이지 마십시오.


20.

작가는 뻔한 것을 뻔하게 보지 않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달려갈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입니다.


21.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고

이름 없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

작가의 임무입니다.


22.

겸손하십시오.


23.

유행을 따르지 마십시오.

오래가지 못합니다.


24.

자신도 설득하지 못하는 글을 쓰지 마십시오.

돌출하려는 글을 쓰지 마십시오.


25.

큰 세상을 그리십시오.

먼 시간을 상상하십시오.

자신의 위치를 성찰하십시오.


26.

분주히 움직이지 마십시오.

글쓰는 자리에 머무십시오.

그곳에서 세상을 만드십시오.


27.

정말로 좋은 글은 억지가 없습니다.

주변을 살펴 아무것도 버리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좋은 글감입니다.


28.

남성작가라면 여성의 입장에 서보십시오.

여성작가라면 남성의 입장에 서보십시오.

영광과 오욕을 같이 통찰하십시오.


29.

심함, 지나침, 극단을 피하십시오.


30.

글은 힘입니다.

힘을 남용하지 마십시오.


31.

잘 나갈 때 조심하십시오.

조용하고 담담하게 대하십시오.

음지의 작가 동료를 생각하십시오.


32.

유명세를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멈출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습니다.


33.

남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34.

작은 일이나 큰 일이나 모두 좋은 글감입니다.

위대함은 작고 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35.

메시지는 단순해야 합니다.

단순해야 담박하고 평화롭습니다.


36.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쪽을 살피십시오.

세상에는 하나의 생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37.

억지로 쓰지 마십시오.

과도한 욕심을 내지 마십시오.

(여기까지가 <도덕경> 중 '도경'을 읽으며 정리한 작가론입니다. 다음번에는 '덕경'을 읽으며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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