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맛 9 - 나의 무덤은 우주다
장자가 임종할 때였습니다. 제자들이 장례를 성대히 치르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 장자가 말했습니다.
“하늘과 땅이 나의 관과 관 뚜껑이 될 것이다. 해와 달이 한 쌍의 구슬 장식이 될 것이다. 온갖 별들이 진주와 옥 장식이 될 것이다. 세상 만물이 나의 저승길 선물이 될 것이다. 이 정도면 나의 장례용품은 다 갖추어진 것이다.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려 하느냐?”
제자들이 말했습니다.
“저희들은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을 뜯어먹을까 두렵습니다.”
장자가 말했습니다.
“위쪽에 놓아두면 까마귀와 솔개가 먹을 것이고, 아래쪽에 묻으면 땅강아지와 개미들이 먹을 것이다. 어차피 어느 쪽이든 먹을 것인데 위쪽 것을 빼앗아 아래쪽에 주는 것은 불공평하지 않느냐? 어찌 그리 편벽된 생각을 하고 있느냐.”
- <열어구> 17
아내가 죽었을 때 동이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장자는 이제 임종을 맞이한다. 장자의 정확한 생몰연대는 알 수 없으나 대략 기원전 369년쯤에 태어나 송나라가 멸망한 기원전 286년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80세가 넘도록 살았으니 단명한 것은 아니다. 장자의 제자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그들이 후대에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장자》 책의 외편과 잡편을 후대의 저술로 삼는다면, 장자 사후에도 장자의 뜻을 이어받아 도가의 활동을 전개한 제자들은 많았을 것이다. 어쨌든 스승의 임종을 맞이하여 제자들은 성대한 장례절차를 밟기를 원한다.
스승의 장례가 성대하면 제자들의 영광도 빛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자가 죽자 그의 제자들은 3년상을 치렀고, 자공은 거기에 3년을 더 보태어 6년상을 치렀다. 이로 인해 공문에서 자공이 차지하는 지위가 높아졌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스승의 무덤을 6년이나 지킨 제자라면 칭송받아 마땅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장자가 그러한 욕망을 품고 있는 제자들을 몰랐을 리 없다.
장자는 죽음으로 마지막 가르침을 전한다. “나는 죽어 우주로 돌아간다. 나의 무덤은 우주다. 하늘과 땅, 해와 별, 온갖 별들과 만물이 나의 죽음에 동참한다. 여기에 그 어떤 것도 보태지 마라. 오래 기억하겠다고 매장하지 마라. 그냥 한적한 곳에 나의 시신을 놓아두라. 까마귀나 솔개가 먹도록 그냥 놔둬라. 그것으로 족하다.” So Cool! 역시 장자다. 언행일치라면 이런 것이 언행일치일 것이다.
그러면 정말 장자의 유언대로 장자의 묘는 없을까? 있다. 장자의 출생지인 송나라 몽(蒙, 현재 중국 허난성) 안에 장자 능원 안에 작고 초라하게 있다. 공자 사당에 비하면 정말 초라할 정도지만, 가족과 제자들이 장자를 그냥 버려두지는 못했던 듯하다. 누구나 와서 놀고 갈 수 있도록 방치(?) 되어있다. 이 역시 장자답다.
이상으로 장자의 삶을 10개의 이야기로 다룬 ‘신맛’은 끝났다. 다음부터는 장자의 유머를 다룬 ‘단맛’ 편을 만날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부끄러워 잘하지 않는 편이지만, '좋아요'와 '구독'을 부탁드린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땡큐! 댓글을 달아주면 정말 훌륭한 응대이다. 땡큐 베리 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