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4 : 비움을 가르칩니다

4장 : 비움을 가르칩니다

by 김경윤

비움이야말로

가르침과 배움의 핵심입니다.

그릇이 바다처럼 깊고 넓어야

채워도 끝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습니다.


지나친 논리는 사람을 해치고

난해한 설명은 생각을 어지럽히고

눈부신 이론은 눈을 멀게 합니다.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현실 속으로 들어가려면

부드럽고 쉽고 따뜻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비워야 합니다.

그것이 배움과 가르침의 근원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과학혁명을 출범시킨 위대한 발견은 인류는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모른다는 발견이다.”

지혜의 교사 소크라테스는 늘 자신의 무지를 절감했습니다. “나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 무지를 역설했습니다. 가르침이 깊어질수록 무지도 깊어감을 깨닫게 됩니다. 배움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변화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현실은 빛의 속도로 변해갑니다. 현실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무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도는 이미 낡았습니다. 우리의 논리는 좌충우돌하고, 우리의 설명은 오리무중이고, 우리의 이론은 무너졌습니다. ‘역사의 종언’을 말해야 할까요? 그도 아니면 우리의 무지를 발견해야 할까요. 우리는 ‘무지의 교사’입니다. 거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것으로 족하다고 노자는 위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의 건축술에 앞서 낡은 지식의 해체술이 필요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금강경 명상 8 : 依法出生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