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노자 80 : 작은 학교

교육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by 김경윤

학생이 적은 학교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필요한 것만 합니다.

학생의 삶의 소중하게 여기고

무리해서 가르치지 않고

학생의 삶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삶의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조촐하고 건강한 밥상을 꾸리며

편하고 좋은 입을 입히고

교실을 편안하게 만들어

배움이 즐겁도록 합니다.

이웃 학교와 경쟁하지도 않고

학생들은 원하는 것을 배워서

평생을 즐겁게 살아가도록 합니다.

학교에 학생이 없습니다. 아마도 단군 이래 처음 겪는 사태일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컨택트에서 언컨택트로의 전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남과 대면이 주된 활동생활이었던 학교가 이제 격리와 비대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미증유의 사태를 맞이하여 선생님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적 환경으로 바꾸고, 인터넷 강의와 원격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교육분야의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 교육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며, 이번 기회에 학교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격교육, 스마트교육, 미래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선진적 교육방법에 유능한 교육자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용어는 그럴듯하지만 모두 기술주의적 발상입니다.

사람과 교육에 대한 근원적 질문은 생략하고, 기술과 공학의 문제로 환원하려는 이러한 태도는 자본주의적 틀에서 조금도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그럴 바에는 아예 학교를 폐지하고, 교육방송을 통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에 들어갔던 교육 예산을 교육소비자에게 환원하는 것이 자본주의적 해결책일 것입니다.

자본주의적 탐욕이 빚어낸 생태위기와 코로나의 전세계적 확산에 대한 근본적 반성과 그에 따른 근원적 성찰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 근원적 성찰의 주제는 다름 아닌 야만적 경쟁과 괴물적 입시제도로 인한 교육의 붕괴현상을 타파하고, 교육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중장기적 방향과 실천지침들을 마련하는 지혜입니다. 교육의 본질은 만남과 경험, 배움과 나눔을 몸으로 실험하는 것입니다. 소비적 삶에서 생산적 삶으로 전환하고, 적절한 삶의 규모와 배움의 커리큘럼을 다시금 구성하는 것입니다. 생태 위기를 극복하려면 절약과 절제의 덕목을 삶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는 플러스 교육이 아니라, 에너지를 절약하는 마이너스 교육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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