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원작 김경윤 글 <맹자> (파란자전거, 2021)
2020년 코로나의 한 해였습니다. 학생들은 학교도 못 가고 집에서 가정학습을 했구요. 직장을 다니던 어른들은 집에서 재택근무를 했지요.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쓰고 나가고, 맨 얼굴로는 친구도 못 만났어요. 집에만 있다보니까 배달이나 택배를 많이 시켰지요. 그러다보니 쓰레기들도 많아졌습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시던 분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울상이었어요. 택배를 하시던 분들도 일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지요. 도대체 세상은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요? 못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일까요?
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원래부터 동물의 몸속에 살고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연을 훼손하고 동물을 함부러 대하고 돈이 되는 일은 뭐든지 하다보니까 자연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자연계에 있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졌다고 하네요. 이렇게 따지다 보니까 못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 아닌가 싶어요.
지금으로부터 2천 5백년전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중국이 여러 나라로 분열되면서 서로가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탐욕스럽게 다투던 시대였지요. 여러 나라 왕들은 앞다투어 전쟁을 벌이며 다른 나라를 차지하려고 했구요. 전쟁에 동원된 백성들의 삶은 더욱 비참하게 변했지요. 그런데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전쟁을 멈추지는 않고, 강대국은 약소국을 침범하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혔어요.
이때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고 사랑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이 바로 맹자입니다. 맹자가 쓴 <맹자>의 첫 번째 이야기는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는 장면인데요. 양혜왕은 맹자에게 “우리나라에 무슨 이익을 주려고 오셨습니까?”하고 묻자, 맹자는 “왕께서는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저는 사랑과 정의를 말할 뿐입니다.”하고 말하지요.
맹자는 각 나라와 사람들이 이익을 다투어서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왕과 백성들이 사랑과 정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평화롭게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바른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지도자들이 먼저 사랑과 정의를 위해 살아간다면 백성들은 자연스럽게 그러한 지도자가 걷는 아름다운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맹자는 인간은 본래 선하게 태어났다고 믿었어요. 그리고 그 선한 마음을 잘 키운다면 주변에 있는 힘들고 약한 사람들을 잘 돌보고, 잘못한 일은 부끄러워하고, 좋은 것들을 서로 나누고 양보하며,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는 삶과 지혜가 자란다고 생각했어요.
백성들을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인 조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살 집 걱정 없고, 일을 못할 걱정이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열심히 배우고, 어른은 열심히 일하고, 노인들은 편하게 살 수 있는 평화로운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지요.
당시에 이익만을 앞다투어 챙겼던 지도자들은 이러한 맹자의 아름다운 사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패망하고 말았지요. 세월이 흐르자, 맹자가 주장한 사랑과 정의의 사상은 점차로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졌어요. 그래서 공자와 함께 유학의 중요한 인물로 존경받았습니다.
오늘날 세계화가 널리 진행되면서 전세계는 이제 한 가족이나 다름 없게 되었어요.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는 전세계가 같이 겪고 있는 문제지요. 코로나가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순식간에 전세계로 펴져나가잖아요. 이제 한 나라만 문제를 잘 해결해서는 결코 끝나지가 않아요. 모든 나라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요. 그러면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
각 나라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워 다른 나라의 사정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래서 자기 나라만 잘 살겠다고 전쟁이라도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요? 지구에 있는 가난한 나라부터 망해나가다가 결국은 지구 전체의 나라가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까요?
만약에 강한 나라들이 사랑과 정의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 약소국을 돌보면 어떻게 될까요? 강한 사람들이 약한 사람들을 사랑과 정의로 돌보면서 함께 나누는 사회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한 나라의 평화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평화롭게 되지 않을까요?
맹자가 생각하는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은 과거의 꿈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함께 실천해야할 아름다운 꿈이 아닐까요? 서로의 것을 빼앗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가 사랑으로 돌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더 좋겠지요.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사이가 아니라 약한 나라들도 건강하고 아름담게 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세계가 좋은 세상이랍니다. 악하고 이기적인 사람들 곁에 사는 것보다는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나요?
맹자가 꿈꾸는 세상을 우리가 함께 꿈꿔 보자구요.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아름다운 사회를 전세계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2021년 온세계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김경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