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관점으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scientia potentia est)”라고 유창한 라틴어로 적었습니다. 중세의 스콜라 철학에 대항하는 계몽주의 철학의 대표하는 명구가 되었지요. 20세기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이를 뒤집어 “권력이 지식이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권력은 지식의 전제 조건이며, 권력과 무관한, 권력을 목표로 하지 않는 순수한 지식은 없습니다. 권력은 그냥 작동하지 않습니다. (세련된) 권력은 지식을 통해 작동하고, 지식은 권력을 통해 실현됩니다. 푸코는 이렇게 지식이 권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권력은 지식을 통해서 작동되는 것을 일컬어 ‘권력의 미시물리학’이라고 말했으며, 이러한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추적하는 것을 ‘권력의 계보학’이라고 명명합니다.
이런 복잡한 논의를 논의로 하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지식(혹은 지식인)이 힘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지식(권력)의 속성 때문입니다. 작가들이 사회에서 나름 대접을 받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지식을 생산하는 자들이기 때문이지요.
한편 우리는 “칼을 휘두르는 자는 칼로 망한다”(예수)는 말도 알고 있습니다. 권력의 위태로움을 경고하는 말입니다. ‘다모클레스의 칼’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다모클레스는 유명한 아첨꾼이었는데,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참주인 디오니스오스 2세가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을 걸어놓고 다모클레스를 그 밑에 앉혔답니다. 자신의 권좌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이지요.
뭐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작가들은 자신의 글의 힘과 위험함을 동시에 감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로 흥하는 자가 글로 망하기도 하는 법이니까요. 우리는 잘 나가는 작가들이 자칫 소홀히 글을 써서 낭패를 겪는 일들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자신만 망치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자신의 글로 남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글은 칼과 같습니다. 정말로 조심하고 조심할 일입니다.
<도덕경> 30장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전쟁에 능한 사람은 성과를 내면 곧 그치고, 강함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승리했어도 뽐내지 않고, 자랑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이겼다고 말하고, 강해서 이겼다고 하지 않습니다.” 글쓰기에 능한 사람이라고 어찌 다르겠습니까. 힘이 있을 때, 잘 나갈 때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글(힘)을 함부로 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