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작가론 51 : 결국 사랑입니다

작가의 관점으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by 김경윤
원고지 노자명상 1051.jpg

《도덕경》 51장은 시작됩니다. “도(道)는 만물을 낳고, 덕(德)은 만물을 기른다. 만물은 형체가 있고, 주변은 만물을 성장시킨다. 이게 바로 만물이다. 그래서 만물은 도를 존경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를 글쓰기로 변형하여 이렇게 바꿨습니다. “생각이 글을 낳고, 글은 마음을 기르고, 마음은 삶을 키우고, 삶은 사랑을 돌봅니다. 이게 바로 글쓰기와 독서입니다. 글쓰기와 독서를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각과 마음은 내 안에 있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것을 글과 삶으로 바꿔 보이게 합니다. 반대 방향도 가능합니다. 글과 삶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마치 호흡처럼 안에서 밖으로, 다시 밖에서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입니다. 독서와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바깥에 있는 책을 봄으로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채웁니다. 그 생각과 마음을 글의 형태로 채우는 것이 글쓰기입니다.


낳고 기르고 키우고 돌보는 일이 일생이듯, 글(쓰기) 또한 낳고 기르고 키우고 돌보아야 합니다. 이 낳고 기르고 키우고 돌보는 일을 한마디로 사랑이라 합니다. 사랑이 없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합니다. 삶의 정수(精髓)는 사랑입니다. 바울의 말처럼 “사랑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우리네 삶과 연관된 정치, 경제, 도덕, 문화의 모든 영역의 밑바탕에 이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이 없는 세상은 죽이고, 버리고, 억누르고, 빼앗는 세상입니다. 사랑 없는 정치, 사랑 없는 경제, 사랑 없는 도덕, 사랑 없는 문화는 그래서 위험합니다. 정치에 사랑이 없으면 독재(獨裁)가 되고, 경제에 사랑이 없으면 독점(獨占)이 되고, 도덕에 사랑이 없으면 독선(獨善)이 되고, 문화에 사랑이 없으면 독성(瀆聖)이 됩니다. 거룩함은 사라지고 독성(毒性)만 남습니다. 독성은 사람을 고양시키지 않고 마비시킵니다. 죽게 만듭니다.


글쓰기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타자를 사랑하는 것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돌보듯이, 독자의 삶을 돌보는 것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타자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돌봄과 돌아봄은 결국 하나입니다. 사랑입니다. 글쓰기의 목표는 결국 사랑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자의 작가론 50 : 지우는 일도 창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