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웹진 <사부작사부작> 창간에 부쳐(2020.3)
20세기가 노동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놀이의 시대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놀이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노동은 규칙성과 반복성을 특징으로 하기에 룰과 패턴이 정해지기 쉽지만, 놀이는 창의성과 일의성을 특징으로 하기에 룰과 패턴을 넘어섭니다. 인간은 노동의 수고로움을 줄이려고 끊임없이 기계를 만들어왔지만, 놀이의 즐거움을 줄이려고 기계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여 인간이 도달해야할 최종단계는 놀이의 단계입니다. 일찍이 춘추시대의 공자도 이를 간파했습니다. 《논어》<옹야>에서 공자는 말합니다.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는 노는 사람이었습니다. 공자뿐만 아닙니다. 그보다 후대에 태어났지만, 놀이로 치자면 공자의 윗길에 해당하는 사람이 장자입니다. 장자는 그야말로 자유롭게 놀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장자》<인간세>에서 장자는 말합니다. “노는 마음으로 사태를 따르고, 중심을 보살피면서 부득이함에 의탁하십시오. 최상의 길입니다.(夫乘物以遊心, 託不得已以養中, 至矣.)” 놀이가 최상입니다.
놀이[遊]란 무엇입니까? 강제가 없는 것입니다. 반드시가 없는 것입니다. 강제가 없기에 마음이 편합니다. 반드시가 없기에 여유가 있습니다. 억지로 힘을 쓰지 않습니다. 힘은 부득이(不得已)할 때만 씁니다. 장자에게 ‘부득이’는 삶의 자세입니다. ‘그냥(just)’ 하는 것입니다. 결과에 대한 큰 기대 없이 과정을 즐기는 것이 ‘부득이’입니다. 놀이도 결과에 연연하면 도박이 됩니다. 놀이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도 성과와 결과에 연연해왔습니다. 교육도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결과물을 낳아야 하는 것처럼 여겼습니다. 그래서 시험과 입시, 합격과 진급이라는 테두리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놀이가 즐거운 것은 과정이 즐겁기 때문이지 특정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 아닙니다. 교육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평생교육 웹진의 이름을 ‘사부작사부작’이라고 지은 것은 참으로 잘한 일입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사부작사부작’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계속 행동하다’라는 뜻입니다. 놀이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입니다. 앞으로 고양시에서 진행되는 평생교육이 사부작사부작하길 바랍니다. 지나친 목적의식을 갖거나 결과물 산출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러면 교육대상을 도구화하게 됩니다. 주체와 대상이 모두 쉬 지칩니다. 또한 활동내용이 무겁지 않아야 합니다. 내용에 무거운 추를 달면 행동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자유의 세계로 비약하려면 가벼운 날개를 가져야 합니다. 사부작사부작 정신의 하이라이트는 ‘계속’에 있습니다. 빠르지는 않지만 쉬지 않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입니다. 사부작사부작 정신으로 잘 노시기 바랍니다. 잘 노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입니다.
<추신> 고양시에서 만드는 평생교육웹진 <사부작사부작>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인너텟 주소를 공유합니다. 사부작 사부작 (goyanglear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