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관점에서 새로 쓰는 노자 <도덕경>
노자 63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행동은 억지가 없게, 일은 사고나지 않게, 식사는 자극적이지 않게.[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축제나 이벤트나 잔치를 매일 할 수는 없겠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매일은 무사하고 별일 없이 사는 것이 최고입니다. 노자 12장에 “온갖 색깔이 사람 눈을 멀게 하고, 온갖 소리가 사람 귀를 먹게 하고, 온갖 맛이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한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는 구절도 있습니다. 자극적인 색과 소리와 맛이 몸에는 안 좋다는 거지요.
인류가 주식(主食)으로 삼은 식재료들은 대부분 맛이 싱겁습니다. 쌀, 보리, 밀, 옥수수의 맛은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야 오래 먹을 수 있고, 자주 먹을 수 있고,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찬이나 소스는 조금 간이 들어갑니다. 너무 싱겁거나 너무 짜면 반찬으로 먹기 힘들겠지요. 외식을 할 경우에는 가정식보다는 자극적이고 별난 맛을 선호합니다. 특별한 경우지요. 요즘 음식문화를 보면 맛보다는 건강을 더 생각하더군요. 건강한 식단은 본래의 식재료 맛이 잘 살아나는 식단이랍니다. 큰 병을 한 번 경험한 아내는 집에서 주로 식재료 그대로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따라 먹어야하는 처지다 보니 저 역시 예전보다는 건강해졌습니다.
오래 읽히고, 자주 읽히고, 많이 읽힐 수 있는 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억지가 없어야 합니다. 자극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글쓴이의 평상심이 잘 드러나는 글입니다. 너무 흥분되거나 너무 우울할 때 글을 쓰면 평상심을 담아내기 힘들겠지요.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오래 쓰고, 자주 쓰고, 많이 쓸 수 있습니다. 평상심 없이 억지로 쓰면 글을 오래, 자주, 많이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글쓴이는 평상심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올림픽에서도 종종 우승후보들이 어이없이 예선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컨디션의 문제도 있었지만,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해서 지거나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억지로 이기려하면 오히려 집니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소에 하던 대로 해야 제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글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로 잘 쓰려고 하면 오히려 잘 쓰지 못하게 됩니다. 억지로 쓴 글은 어색합니다. 자극적인 글은 잠시만 읽힐 뿐입니다. 담담한 글을 써보세요. 꾸밈 없는 원래의 맛을 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