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자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농촌에서 15년째 초보 농사꾼으로 살면서 같이 밭 매고 같이 밥 먹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세상과 시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문명에 대한 통찰과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사유와 연민이 담겨 있는 시인의 산문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가치와 의미를 곱씹게 만들며, 동시에 위로와 용기를 준다.
흙에 젖줄을 대고 살아가는 존재들,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시인의 산문은 삶을 대하는 진정 어린 태도를 보여준다. 시인은 말한다. “나도 잠시 이 지구상에서 동거하다 갈 겁니다. 기왕이면 동거하는 동안 서로 어루만지며 나누며 살다 가고 싶습니다. 그런 세상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거의 회복되지 않을 만큼 인간이 망가뜨린 지구 한 모퉁이에서 저는 잠시 쉬어 가는 중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