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문고 세입자들> 유튜브 방송 5월자
이 책의 저자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중고 서점의 주인이다. 첫 장부터 성마르고 편협하고 비사교적인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서점을 운영하기 전엔 유순하고 상냥했다고도 말한다) 서점에서 마주치는 별별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아주 가끔씩 이상적인 손님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99%는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 손님들의 이야기다. 왠지 따스해 보이는 책의 제목과 표지와는 달리 내용은 무례하고 난데없는 에피소드의 향연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tv 시리즈로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끈 이유는 이 서점 주인의 반응 때문이다. 그는 체념, 분노, 위트가 아주 적절한 간으로 배합된 감정으로 이해할 수 없는 손님들에 대한 속마음을 푼다. 이 요상한 웃음 포인트가 대단한 감칠맛을 내서 계속 읽게 된다.
이 책의 저자가 마주하는 일상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매출의 압박에 시달리는 현실, 손님들의 진부한 무례함과 참신한 괴롭힘, 엉뚱한 직원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입장에서 보이는 것은 무례한 손님에 해탈한 저자의 반응, 좋은 책에 대한 서점의 안목과 주관, 손때 묻은 책들의 낡은 향기가 합쳐진 멋진 풍경이다. 그러니 낄낄 웃으며 책을 다 읽은 후엔 어쩔 수 없이 낭만에 대한 착각을 또다시 이어갈 수밖에.
- 인문 MD 김경영 (2021.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