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쓰기 5 : 청소년책 1

김경윤, <소크라테스는 왜 우리집 벨을 눌렀을까> (우리학교, 2019)

by 김경윤

여러분은 ‘소크라테스가 우리 집을 방문한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소크라테스님과 함께 하루를 보내며 삼시 세 끼를 나눌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먹고, 어떤 말을 나누고, 어떤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이 책 『소크라테스는 왜 우리 집 벨을 눌렀을까』는 이러한 ‘인문학적 상상’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이 과학적으로는 아직도 머나먼 미래의 일이지만, 인문학적으로는 얼마든지 상상 가능한 이야기니까요.


‘타임슬립 철학여행1 : 식탁 위의 4대 성인’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간을 넘나드는 우리의 첫 여행지는 바로 우리 집입니다. 본디 여행은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이지만, 이번 여행은 고전의 대가들인 공자, 부처, 소크라테스, 예수를 우리 집으로 초대했지요. 4대 성인을 집으로 초대해서 하루 삼시 세 끼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른바, 4대 성인과 함께하는 하루 홈스테이라고나 할까요? 먹는 일처럼 즐거운 일은 없어요. 음식 앞에서는 누구나 행복해지지요. 성인이라고 다르겠어요. 우리는 성인들과 식사를 함께 나누면서, 성인의 삶과 고민, 깨달음에 대해서 즐겁게 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성인하면, 뭔가 위대한 사람, 우리와는 다른 사람, 거리감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성인들도 우리처럼 웃고 울고 먹고 싸고 말하고 싸우고 힘들게 살아갔던 사람들이에요. 성인들의 일상사가 없다면 성인들의 위대함도 없는 거지요. 그래서 성인을 일상사로 초대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가깝게 들어볼까 해요,


이 책은 대화형식으로 썼어요. 그것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고, 성인들이 자신의 지혜를 나누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공자님을 다룬 『논어』는 공자와 제자, 또는 정치가들과의 대화를 기록한 거에요. 소크라테스님을 다룬 『대화편』도 소크라테스가 주변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기록한 것이구요. 부처님을 다룬 수많은 『불경』도 부처님의 대화가 넘쳐나요. 예수님을 다룬 『복음서』도 예수님과 제자, 주변 사람들과 나눈 대화로 대부분 구성되었지요. 그래서 성인들의 방법을 본땄어요.

성인의 깨달음은 성인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답변이에요. 그리고 그 답변들은 같은 시대에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지요. 깨달음이 아무리 심오하다 하더라도 일상어로 바꿀 수 없다면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요. 이책에서 전문적인 용어를 최대한 자제하고 일상적인 말로 바꾸려고 했어요.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함께 실었구요.


이 책은 5년 전에 쓴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레시피』의 개정판입니다. 전체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지만, 작지만 섬세하게 다듬고 고쳐 썼습니다. 아울러 이 책에 이어 출간될 ‘타임슬립 철학여행2’도 기대해 주세요. 여러분들과 함께 떠날 두 번째 시간 여행은 바로 스펙터클한 과거로의 여행이 될테니까요. 항상 후속작은 언제 나오느냐고 물었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여행은 참으로 설레는 일이지요. 낯선 곳에서 낯선 이와 만나면서 우리의 몸도 마음도 새롭게 변화하지요,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지만, 재미난 일들이 많이 벌어질 거예요.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네요. 긴장을 푸시고, 편안한 복장을 하시고, 맛난 음식도 챙겨놓고 함께 떠나볼까요? 자, 출발!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이하며

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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