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좋은 나이
일도 손을 떠났고
자식도 손을 떠났고...
그리하여
한가하고 여유 있고 편안한 저녁시간이 찾아왔다.
조금 이른 저녁을 먹은 우리 부부는
각자의 영역에서 책을 읽는다.
남편은 거실의 흔들의자에서 아주 편한 자세로,
나는 내방의 책상에서.
오늘의 남편 책은 미오기傳, 나의 책은 허송세월.
같은 책을 읽었으니 자연스럽게 감상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작가에 대한 썰도 풀어본다.
대화가 필요 없는 오래된 부부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져준다.
이렇게 한가하고 편안한 저녁시간을 즐기수 있다니...
노년이 되어야 만 누릴 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휴일에 놀러 온 유노가 책을 쭉~ 찢어놓았다.
그래도 웃음이 나는 건
그의 고사리 같은 손이 생각 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