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쳐지기 싫은 자들의 필독서
이 책의 저자인 이선 몰릭은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게 되며 3일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고 합니다. 저도 AI관련 서적을 볼 때면 기대보다 두려움을 먼저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멈출 수는 없습니다. AI는 범용기술입니다. 범용기술은 업무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제 앞에 빅웨이브가 지나가는데 그 흐름을 작은 돛단배로 저항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예전 제 보스가 산업의 큰 변화 앞에서는 서핑보드에 누워서 그 흐름에 과감히 몸을 맡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선 몰릭은 와튼스쿨의 부교수로 AI와 시뮬레이션이 교육 현장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오랜 기간 연구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 어떻게 우리가 외계 지성과 공동지능을 형성해야 하는지 상세한 예시와 함께 현실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외계 지성으로서의 AI
최근에 개발된 AI는 그 능력이 우리의 직관은 물론이고, 시스템을 설계한 개발자에게조차 명확하지 않습니다. 초지능을 만드는 방법조차 모르는데, 정렬하는 법을 알아내는 것은 엄청나게 도전적인 과제입니다. 저자가 AI를 외계지성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AI연구를 맨해튼 프로젝트와 비슷하다고 보지만, 저자는 종말론적인 관점에 치중하는 것을 지양합니다. 그런 관점은 개인의 주체적인 힘과 책임감을 발휘할 기회를 완전히 빼앗는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이 범용기술을 어떻게 나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지 끊임없이 관찰하며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켄타우로스 vs. 사이보그
저자는 AI와 협업하는 방식을 켄타우로스와 사이보그로 소개합니다.
켄타우로스는 사람과 AI업무가 명확히 분리된 방식입니다. 사용자는 전략·의사결정을 담당하고, AI는 데이터 분석·그래프 생성이나 요약 등의 도구 역할만 수행합니다. 켄타우로스는 사용자가 명확히 주도권을 유지합니다.
사이보그는 인간과 AI가 구분 없이 밀접하게 통합되어 함께 일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AI가 시작하면 인간이 이어받아 수정하고, 다시 AI가 다듬는 반복적 상호작용을 통해 업무를 완수합니다. 이런 경우 창의적이고 유연한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며, 인간과 AI가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사이보그인 이유는 능력을 향상하고 감각을 확장하기 위해 기계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작업을 수행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에 의존합니다."
우리는 이미 어느 정도 사이보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AI와 함께 글을 쓰고,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감정을 나누는 데까지 도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우수사원, 그 이후는?
저자의 각 분야별 AI활용에 대한 인사이트는 지금까지 본 책들과 비교해 좀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예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직의 리더, 실무자, 부모와 선생님 등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지식노동의 퀄리티를 AI를 통해 저성과자도 어느 정도 상향조정 시킬 수 있다는 부분은 생각할 점이 많습니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이 차별화를 두며 승진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람들의 능력치가 대부분 우수 사원 수준으로 맞춰지게 된다면, 조직의 리더 또한 상향된 능력치를 제대로 평가하며 방향성을 정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리더십의 필수조건에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들어갈 것 같습니다.
“AI와 협업하는 사람은,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이길 것이다. 그리고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이, AI와 협업만 하는 사람을 이길 것이다.”
준비된 사이보그를 위하여
기술과는 거리가 먼 제조업체를 운영하지만, 저는 LLM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ChatGPT 기반 CS 챗봇을 도입했고, 직원들에게 인공지능 관련 강좌 수강을 권장했으며, 유료 ChatGPT 구독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세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첫째, 공짜라고 해도 chat gpt나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직원은 놀랍게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의 연령대가 좀 높긴 합니다)
둘째, 생성형 AI를 이해는 못하더라도 챗봇을 일단 만들어 놓으니 직원들의 업무적응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셋째, 중소기업은 일단 데이터부터 쌓아야 합니다.
여러 가지 도전과제들이 있습니다. 아직 중소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역량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저희 상황에 맞는 '킬러 앱'이 나왔을 때 즉시 도입할 수 있도록 기본기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AI를 산업혁명이나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유하는 것이 타당하다면, 앞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은 확실합니다. 지금은 도입에 불과합니다. 이 거대한 흐름에서 투자자는 자본시장에서 기회를, 사업가는 조정되는 산업구조에서 기회를 노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보는 사람은, 아마도 지금 이 순간에도 공부하고, 실험하고, 시도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일 것입니다.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기회는 아예 없을 테니까요.
거부나 방관보다는 준비된 사이보그가 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