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함보다 불완전함이 사랑스러워 보일 때
최근, 나는 완벽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쓰기에서 이러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강박적인 태도를 보이며, 그로 인해 불안을 느낀다. 하지만 모두가 말하듯이 완벽한 글은 없다고 생각한다. 완벽에 가까운 것일 뿐이다. 따라서, 나는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아마도 완벽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은 언제나 '완벽함'을 전제하는가?
아름다움의 개념은 인류 역사를 거치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서양 미학 전통에서 아름다움과 완벽함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러한 관념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그는 아름다움을 선(善)의 속성으로 간주하였다.
플라톤은 수학적 대상뿐만 아니라 정의, 선, 아름다움 등 모든 사물의 이데아가 있다고 주장한다. 즉, 각각의 개념이나 현상, 사물들은 모두 그것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 즉 이데아를 본질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름다움은 이데아를 가장 완전하게 구현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플라톤의 철학은 서양 미학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은 이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기하학적 비례와 대칭을 중시하였다. 이는 회화나 조각에서 명백히 드러났으며, 이후의 예술과 디자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반면, 동양 미학의 전통에서는 만물의 덧없음, 불완전함, 연약함을 오히려 아름다움으로 여기는 고유한 미의 감성을 표출해 왔다. 일상을 지내다 보면, 낡고 쇠락하고 금이 가고 짝이 맞지 않고 울퉁불퉁하고 비틀린 것들이 지극히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닳아버린 아이의 애착인형, 마른나무가 가득한 잡목림, 무너진 성터는 우리 존재의 깊은 곳을 울리는 애절함을 담고 있다. 이런 불완전함에서 느껴지는 애달픈 아름다움은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매우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와비사비(わび・さび)라는 미적 개념으로 설명한다.
와비사비는 낡음, 파손, 변화된 형태가 오히려 더 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음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이는 시간이 흐르고 변화하는 자연의 순리를 보여줌으로써 삶의 소중함과 가치를 이끌어낸다. 낡고 지친 물건, 파손된 물체는 그 자체로 과거의 경험과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와비사비는 이러한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수용함으로써,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변화와 흐름의 자연스러움에 경의를 표하는 태도를 지향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와비사비가 단순히 불완전함에 대한 예찬이 아니라, 보는 사람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사물 자체는 엄밀히 말해 와비사비할 수 없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게 그런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금이 가고 이끼 낀 비석을 보고 서글픈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그 장면이 인간의 필멸성과 불완전함, 그리고 세상 만물의 덧없음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싸움으로 흉터투성이가 된 늙은 사자를 보고 와비사비를 느끼는 사람은 그 사자가 겪은 고난과 인생의 덧없음을 생각하며 그렇게 느낀다. 요절한 천재 뮤지션의 음악에서, 혹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에서 같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그 작품에 담긴 인간의 한계와 삶의 허무함을 느끼며 와비사비를 경험한다.
봄과 여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가을과 겨울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모든 것은 바래고, 상처 입고, 시들고, 망가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물들고, 치유하고, 살아나고, 새롭게 태어난다. 그리고 와비사비는 모든 사물에서 그 사실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다.
나중에 뭔가 망가지거나 비뚤어진 것을 보게 되면, 거기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여보길 바란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도 끝나지 않는 것도 완벽한 것도 없다. 이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어디에나 있다. 와비사비의 미학을 통해, 우리는 불완전함과 덧없음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물론, 여전히 나는 '완전함'을 더 좋아한다. (웃음) 그래도 '불완전함'이 주는 아름다움과 여유 역시 '완전함'과 비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불완전해도 사랑스럽다.
# 철학자 플라톤 #와비사비 #불완전함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