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지인이 새벽 운동에 한창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야,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그렇게 열심히 사냐?"
돌아온 대답은 전형적인 클리셰에서 한참 벗어났다.
"이미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어. 아침마다 여유 있게 운동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고 직장도 다니고 운전도 한다."
그렇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집 안에 있지 않았던가? 그렇게 따지면 나도 부귀영화를 누리는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영어 공부를 한다. 자기 계발할 시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인가? 하루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고 추울 때는 따뜻하게, 더울 때는 시원하게 일하고 있다. 어렸을 적 불가능해 보였던 한의원 개원을 하여 대학교 전공도 다행히 살렸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고생하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오늘이 앞으로 일주일, 최근 한 달이 앞으로 일 년을, 최근 일 년이 평생의 모습으로 이어진다는 말 또한 있다. 지금 행복을 미뤄두는 게 과연 미래의 행복으로 이어질지 나는 확신할 수 없다.
지금 행복하자. 미래에 양보하지 말자.
2021. 2. 23(화) 퇴근 무렵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