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필 May 24. 2024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으세요?

집 근처 미용실에 들렀다. 한창 머리를 잘리던 중 링 라이트 조명이 눈에 띄었다. 


"유튜브 하세요?"

"예전에 미용실 근무할 때, 손님들 머리하면서 촬영도 했는데요. 내돈내산이라 퇴사하면서 가지고 나왔어요. 지금 제 가게 오픈하고 나서는 바빠서 못 하고 있네요."


손님은 유튜브 하냐는 질문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예전에는 했지만 지금은 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미용실 원장님은 본인 남편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유튜브에 꽂혀서 '지금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유튜브를 전업으로 해도 되냐'라고 심심찮게 물어본단다. 


"'뭐, 성공할 자신 있으면 해!'라는 말 외에는 별말 안 해요."


나는 인플루언서의 세계도 연예인의 세계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연예인 상위 1%는 초대박이지만, 그 외에는 월수입이 100만 원도 없어 허덕이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다른 직업은 그래도 상위 20%면 먹고 살만하다. 인플루언서로서 성공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의 절반이라도 현재 본업에 들인다면, 차라리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런 취지로 몇 마디를 더 건넸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오늘 집에 가면 남편한테 말해줘야겠어요."


앤디 워홀은 이렇게 말했다. "미래에는 모두가 15분 동안 유명해질 것이다(In the future, everyone will be famous for 15 minutes)." 이제 그런 시대가 왔다. 하지만 이게 희망 고문 또는 환상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카지노에서는 초심자가 들어오면 처음에는 이기게 해준다고 한다. 그러면 호승심과 희망에 취한 고객은 연이어 베팅하다 가져온 돈까지 모조리 잃게 되는 것이다. SNS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올린 콘텐츠에 조회 수가 몰린다. 사용자는 그 맛을 잊지 못해 그 SNS 플랫폼에 계속 매달린다. 계정을 활성화한다고 수많은 영상을 보고,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면서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낸다. 결과적으로 '나'가 아닌 '남'을 유명하게 만들어주는 셈이다.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새벽 2-3시까지 유튜브를 보지 마라. 잠이나 자라. 적어도 건강은 잃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