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스맨이 실질적으로 참고한 설화들과 여러 신화들,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총망라하여 정리한 외신기사들을 모으고, 이 영화에 대한 평까지 보여드리면서 북방 신화에 대한 동서양의 생각이 어떤 식으로 다른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실제로 로버트 에거스 감독은 Sjón라는 유명 아이슬란드 시, 소설을 집필하는 작가의 도움을 받아 암레스의 설화에 대한 자세한 자문을 구한 뒤, 약간의 각색을 거쳐 영화를 완성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암레스의 설화에 영향을 받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라는 작품 역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사람 심리의 이면에 존재하는 충동을 말하는 것처럼 암레스의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내면에는 이러한 아버지의 부재와 관련된 분노를 피욜니르에게 표출하는 것이라는 유사성을 제시합니다. 암레스는 바서커라는 바이킹족이 왕성한 활동을 했던 시기에 존재했던 특수 전사집단이었는데, 이곳에 합류하여 전사로서의 면모를 길렀다는 설화 속 이야기를 토대로 바이킹의 마초적인 이미지와 일맥상통하는 인물의 설정을 영화에서도 그대로 차용합니다. 다만 영화는 그 당시 바이킹 족의 세세한 일상생활을 포착하는데 유념하여 그런 성장 과정을 의도적으로 생략하여 극적인 흐름보다는 정말 다큐멘터리처럼 꾸밈없는 처절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백하게 담아냅니다.
https://www.grunge.com/834991/the-legend-of-amleth-explained/
https://screenrant.com/northman-movie-amleth-vikings-scandinavian-legend-alexander-skarsgard/
여기서 2부인 러시아의 땅 부분에서 암레스가 버서커라는 야만적인 엘리트 전사 집단에 들어가 약탈을 벌이는 일련의 과정이 나오는데, 실제 영화 내에서는 이런 서사를 담은 과정들이 전부 생략이 된 채 진행되는데, 이런 점에서 암레스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일뿐더러, 실제로 그러할 내면적 단련과 육체적 단련이 안되어 있었기에 이를 준비하고자 숨어서 갈고 닦았던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심리 상태로는 초자연적인 현상의 도움 없이는 피욜니르를 죽이는 그런 계획은 애초에 불가능했었다고 말합니다.
그 도중에 버서커라는 실제로 존재했었던 엘리트 바이킹 전사집단에 입단하여 신체적, 정신적인 훈련을 받으며 수양하는 고난의 과정을 거친 후 강한 신념으로서 지니고 있었던 피욜니르를 죽이는 계획 하나만을 바라보며 자라왔고, 그로 인해 마침내 피욜니르를 마주할 용기가 생기고, 이런 생략된 과정 다음에 이루어지는 원테이크 약탈 씬을 통해 향상된 전투력을 선보이는 시간적 배치로 그가 지니고 있던 강렬한 복수심에 가득 찬 야망적인 인간상을 끊김 없이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볼 때 이런 대서사시에는 주인공과의 감정이입을 위해 유년시절부터 성인시절까지의 성장기를 담는데, 이 작품은 과감히 생략해버리는 대담한 선택을 한 것이 신의 한 수로 작용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올가와 구드란은 권력의 압력에 의해 원치 않은 혼인 관계를 맺어 아이를 잉태하게 되고, 각각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른 행동을 취하면서 그들의 아이와 안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였다. 그녀들은 바이킹족의 우두머리와 왕족에 의한 노예생활을 하였기에 삶에 있어서 상호 간에 평행적인 유사성이 존재한다는 것 역시 밝히며 올가와 암레스 사이의 관계에는 우연이 아닌 필연성이 작용했다는 것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암레스가 궁극적으로 복수를 이루는 것은 충성심의 편에 선 마녀들이 이미 피욜니르에 대한 복수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고, 그 결과에 따라 암레스를 인도한 것뿐이다. 그리고 암레스는 혈족의 계보를 통해 다져진 아버지 아우르반딜의 뒤를 잇는 왕이 되지 못할 것임이 이미 예지 된 탓에, 그는 결국에 피욜니르를 죽일 가능성을 넘어서 그 미래가 예지 돼있는 그에게 검을 주어 숙명을 완수하고 올가의 환상을 보며 발할라로 진입하도록 인도합니다.
https://screenrant.com/northman-movie-ending-explained-real-meaning/
다음은 북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평론 사이트 몇 군데에서도 그 반응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호평
A bloody revenge epic and breathtaking visual marvel, The Northman finds filmmaker Robert Eggers expanding his scope without sacrificing any of his signature style.
핏빛의 복수 서사시와 숨 막히는 영상미로, 노스맨은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그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 있는 연출 방식을 고수한 채로 그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You might be frustrated if you're expecting something straightforward, but viewers looking for an artsy -- and bloody -- Viking revenge story won't be disappointed by The Northman.
당신은 직관적이고 다 밝히는 영화를 기대했다면 잘못 찾아왔다. 하지만 예술성과 핏빛으로 물든 화면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은 이 바이킹족의 복수극 이야기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Not since Christopher Nolan’s Inception has a studio executive shown such balls of steel, or perhaps I should say boller av stal.
제 아무리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인셉션이 영국 오락쇼를 선보이는 스튜디오 임원을 지니지 않았더라도, 아마 나는 재밌는 스웨덴 오락쇼라고 말했을 것이다.
(제 아무리 심오하고 복잡한 작품이더라도 재미가 있다면 나는 재밌는 영화라고 할 것이라는 의미)
Ball of steel - 영국의 유구한 전통이 있는 TV 오락쇼
boller av stal - 스웨덴의 유명한 TV 오락쇼
Blood runs, mud flies and bones crack — in crisp, percussive ways you’ve hopefully never heard in real life — throughout The Northman, a grand, gut-spilling Norse epic that feels at once earthily ancient and thrillingly modern.
지독하게 원시적이고 숨 막히는 현대가 동시에 느껴지는 장엄하고 사지가 절단되는 서사시인 노스맨이라는 이 영화에서 내내 살면서 들어보지 못했을 방법으로 유혈이 낭자하고, 진흙이 흩날리고 뼈가 으스러진다.
혹평
If meant to be a provocative meditation on freewill and revenge, and a bloody, visceral, painstakingly-detailed spectacle it maybe only delivers on the spectacle.
만약 자유의지와 복수, 그리고 유혈이 낭자하고 시각적으로 불쾌감을 주며 보기 힘들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된 광경에 대한 자극적인 중용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아마 그런 광경만을 전달할 것이다.
(전달하는 메시지가 제아무리 심오하고 심금을 울리더라도 시각적인 요소에만 치중하면 메시지는 희석되고 일련의 이미지들만 남게 된다는 것을 의미)
A historical epic without the epic, a revenge plot with all the agency of revenge removed. What is left? A two and a half hour plodding viking re-enactment.
이건 서사가 없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서사고, 모든 복수를 한 사람이 없는 복수극의 이야기 구조이다. 뭐가 남는가? 2시간 30분 동안 느린 속도로 바이킹을 재 구현하는 것만 남는다.
(복수극의 서사는 주인공의 단련과 성장의 시간이 존재해야 하는데, 이 영화는 그것을 전부 의도적으로 배제했기에 나오는 혹평인 것 같습니다. )
https://www.rottentomatoes.com/m/the_northman
As Amleth continues towards his goal, Eggers, along with cinematographer Jarin Blaschke—who has shot Eggers’ previous features—amp up the terrors. Bang as Fjölnir is giving a quiet, reserved performance that shows a man trying to do the best with what he has left, whereas Kidman also plays Queen Gudrún with restraint, but Kidman’s opportunity to go all-in with the resentment within this character is one of The Northman’s best scenes. While this is Eggers’ least horror-centric story, he still utilizes many of the same techniques to engross the audience in the foreboding that this period must have induced in the people of that time.
암레스가 그의 목표를 향해 진전하기에, 에거스 감독과 에거스 감독의 전편을 찍었던 자린 블라츠케 감독은 약탈 행위들을 더욱 강조하여 찍는다. 피욜니르 역을 맡은 방은 그가 남겼던 것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남자를 보여주는 조용하고 차분한 연기를 선보이는 데에 반해, 키드먼은 억압된 구드란 여왕을 연기하긴 하지만, 이 캐릭터에 내재된 분개를 하며 모든 것을 거는 그녀의 연기는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이 에거스 감독 작품 중 호러 요소가 제일 적은 작품이긴 하지만, 그는 여전히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같은 기술들을 사용하는데, 이런 시기가 관객들을 그의 호러영화를 봤던 시기로 유도할 것이다. (호러 영화의 요소는 적더라도, 그의 호러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받을 것이다.)
--Collider--
Eggers recreated, with obsessive accuracy, the world of the medievals in order to lower us into a myth that feels primordial and strange, as if it’s tapping into something in the back of our minds that we’ve always known but half forgotten. The filmmakers integrated archaeological discoveries and ancient symbology into the film; they recreated the past so carefully that, as the New Yorker put it, this “might be the most accurate Viking movie ever made.” It’s far more intricate than your average layperson, or even your above-average layperson, would probably be able to recognize, even upon a dozen rewatches.
에거스 감독은 마치 우리가 항상 알고는 있었지만 절반 정도는 까먹었던 우리 마음 한편에 있던 어떤 것을 복기시키는 것처럼 우리를 원시적이고 이상하다고 느낄 신화에 빠져들게 하기 위해 아주 정확하게 중세시대를 재창조했다. 영화제작자들은 고고학적 발견들과 고대 상징체를 영화 내에 종합했다; 그리고 그들은 매우 신경 써서 뉴요커가 덧붙인 것처럼, 이 영화는 아마 바이킹의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구현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이 분야에 평균적인 비전문가 조차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이고, 심지어 이보다 더욱 평균인 비전문가조차도 인식하며 여러 번 볼 정도입니다.
--Vox--
혹평
Over the course of a portentous 137 minutes, Amleth will dutifully avenge his father, “save” his mother and face off against Fjölnir, but none of it makes even a fraction of the emotional impact we’d expect from even the crassest sword-and-sandal movie. Eggers’ films tend to play on a different, more self-conscious level, where audiences’ pleasure comes as much from atmosphere and all-around weirdness as it does from deranged narratives that, in retrospect, are destined to have played out exactly as they did. If anything, the oddity factor should be greater here than ever, given Eggers’ fetishistic commitment to weaving elements of Norse mythology alongside the punishing Icelandic action.
장대한 137분을 거쳐, 암레스는 의무적으로 그의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어머니를 구하고, 피욜니르에 맞선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은 고대 배경의 액션 영화에서 우리가 예상하는 감정적인 각인을 시키지 않는다. 에거스의 감독님의 영화는 조금은 다르고 더욱 자기 성찰적인 단계에서 영화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되돌아봤을 때, 이러한 점은 그 역에 알맞게 연기하기로 되어있던 조금은 이질적인 이야기로부터 그 당시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확하게 연기해야 한다. 이게 아니라면, 조금은 이질감이 있는 요소는 웬만해서는 그가 만든 영화보다 더욱 대단해야 하고, 아이슬란드인의 행동에 대한 응보와 함께 북방 신화의 요소들을 엮기 위해 에거스 감독의 취향이 듬뿍 담긴 설정들을 가져와야 한다.
--Variety--
The Northman lacks a sense of nuance in its characters and in its story. There is very little learned about Amleth following his father’s murder or how he came to be found by the Berserkers, a violent group who attack a village and kill most of its people. It’s hard to fully be invested in his character when there isn’t much depth to be found there beyond the obvious. Amleth’s mission is straightforward, but Eggers could have done a lot more to push his actions beyond the basic need to kill his father’s murderer, especially when he learns quite a few things about the past he had not known before. To that end, The Northman feels like it barely scratches the surface of its story, leaving the audience with crumbs rather than a full feast.
노스맨은 캐릭터와 그들의 서사에 깊이 파고드는 점이 부족하다. 아버지의 살해에 대해 추적하는 암레스의 모습이나 마을을 침략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을 살해하는 무시무시한 집단인 버서커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 대해 우리는 보고 나서도 아는 게 별로 없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확실한 목표가 존재하지 않아 충분한 깊이가 있지 않을 때 그 캐릭터에 몰두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암레스의 목적은 정말 명확하다. 하지만 에거스는 그의 아버지의 살인자를 찾아 죽여야 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넘어서는 행동양식, 특히 그가 알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몇 가지 요소들을 알아차리는 장면들을 제시했어야 했다. 그 끝에 노스맨은 그 이야기의 겉핥기식으로 밖에 다루지 않았으며, 관객들에게 완전한 이해와 납득보다는 찝찝함만을 남겼다.
--Screen Rant--
https://www.metacritic.com/movie/the-north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