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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물없는 건물주 Mar 03. 2023

직장인 평온의 단계

탈출일지 - 부록

근 한 두 달 , 기분이 널을 뛰었다. 얼마나 널을 뛰었냐면 롯*타워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어느 순간 지하 20층까지 처박히는 기분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경험했다. 직업 특성상 한 쉬도 쉴틈이 없던 1,2월을 보냈기 때문일까? 얼굴, 입술 피부가 뒤집어지는 수준이었다.


이 시기를 보낼 땐 오히려 아무 생각도 없었다. 매일을 야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기절하기 바빴다. 또 정신없이 출근을 하고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흘러 가 있었다. 그리고 2월 조금 숨통이 트이자마자 온갖 부정적 생각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개 같은 회사, 내가 언제까지 다녀야 해?', '연봉 500만 원을 깎아서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어.', '그냥 쌩퇴사 해버릴까? 내가 왜 이직 자리를 알아봐야 하지?'


그리고 사*인, 잡*리아에 들어가 닥치는 대로 지원을 했다. 물론 연락이 온 회사도 있었고, 면접까지 봤던 회사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이직했느냐고? 아니, 나는 그대로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지금은 평온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직장인에게 평온은 일반 의미와 다르다. 정말 너무 평온해서, 행복해. 이게 아니다. 그래 이 정도 *같음은 버틸 수 있어. 이 정도 빡치는 건 이제 넘어갈 수 있어. 하는 정도이다. 거기에 이성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봉을 낮춰? 미친 소리지. 행복한 회사? 그건 지옥에나 있을 것이다. 불구덩이 속에서는 아무리 회사여도 행복하겠지.


죽을 만큼 바쁜 시기를 보내고 나니 이 정도쯤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극한의 상황을 경험한 직장인은 해탈의 경지에 놓이게 된다. 이 직장에 들어온 지 2년 차, 어느샌가 적응을 해 버린 신입이었다. 왜 아직도 신입이 느냐고? 후임이 들어오기 전 까지는 신입으로 치기로 했다. 반박은 받지 않겠다.


오늘은 짧은 글이지만 여기서 마치기로 하겠다. 글이 길어질수록 내 상태가 안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평온한 상태의 나는, 여기까지 쓰고 이만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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