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라는 감옥에서 빠져나와 완성으로 가는 법
20대의 나는 홍보 전단지 한 장을 만들 때도 '작품'을 만들었다.
봉투에 넣는 각도, 접힌 선의 날카로움, 어느 하나 흐트러짐이 없어야 직성이 풀렸다.
그것이 일을 대하는 최고의 예의라고 믿었고, 그 정교한 결과물에서 오는 자부심이 내 젊은 날의 연료였다.
반면, 함께 영업을 시작했던 친구는 달랐다.
녀석이 돌리는 전단지는 늘 구겨져 있었고, 일 처리도 어딘가 허술해 보였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렇게 대충 해서 뭐가 되겠어?'
나는 홍보 활동을 할 때도 전단지를 돌린다면 그것 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하였다.
반면에 그 친구는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동시에 시도했다.
나는 그 친구가 왜 하나에 집중해서 완성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정신없이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10년, 20년이 흐른 지금, 그 '대충'하던 친구는 서울에서 의료기기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여전히 현장에서 발로 뛰는 나와 친구의 차이는 어디서 벌어진 걸까?
1. 완벽은 '멈춤'이었고, 대충은 '시도'였다
나는 전단지 한 장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쏟을 때, 친구는 그 시간에 열 장, 스무 장을 더 돌렸다.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완벽하게 전달할까' 고민하며 멈춰 서 있을 때, 친구는 서툰 모습 그대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완벽주의는 나를 신중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도 앞에 머뭇거리게 만드는 족쇄이기도 했다.
2. 실패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
내게 실패란 '완벽하지 못한 오점'이었기에 늘 두려웠다.
시작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세팅하려다 보니, 부담감에 짓눌려 제대로 된 도전조차 해보지 못하고 지레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친구에게 실패는 그저 '대충 던져본 여러 개 중 하나가 빗나간 것'일 뿐이었다.
가볍게 시작하니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었고, 툭 털고 다시 일어서는 속도도 남달랐다.
일단 가볍게 시도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접고, 반응이 오는 일에 집중해 그때부터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방식!
그 영리하고 유연한 '가벼움'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딛고 지금의 단단한 사업적 성공을 만들어낸 진짜 비결이었다.
3. 이제야 보이는 '대충'의 미학
지금도 나는 내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전단지의 칼 각보다 중요한 건, 그 전단지가 누군가의 손에 닿는 '횟수'였다고.
99%의 완벽을 위해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10%의 마음으로 열 번을 시도하는 것이 세상을 더 넓게 만드는 길이었다는 것을.
영업의 현장에서 여전히 치열하게 살아가는 오늘,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예전처럼 날카로운 각은 아니지만, 이제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나의 진심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