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내 마음 지켜내기
"비교는 불행의 시작이다."
누구나 아는 명제다.
타인과 나를 저울질하기 시작하는 순간, 삶의 만족도는 무너지고 행복과는 멀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나의 일터에서는 이 다짐이 자주 흔들린다.
내 직업은 개인의 성과부터 대리점 전체의 실적까지, 모든 땀방울이 차가운 '데이터'로 환산되어 평가받는 곳이다.
이번 달 대리점 내 판매 1위는 누구인지, 지역 내 어느 대리점이 가장 높은 고지를 선점했는지 매일, 매주, 매달 쉼 없이 비교당하는 삶을 산다.
늘 평가의 잣대 위에 오르는 입장이기에, 나 스스로만큼은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 숱하게 마음을 다독인다.
하지만 누군가의 눈부신 실적을 '숫자'로 전해 듣는 순간, 잔잔했던 마음의 호수는 이내 균형을 잃고 거칠게 요동치고 만다.
'저 친구는 이번 달에 대체 어디서 저렇게 많은 계약을 이끌어낸 걸까?'
'저 대리점은 이번 달에 법인 대량 계약이라도 터진 걸까?'
'요즘 내가 너무 현실에 안주하며 안일하게 일했던 건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을 때면 가슴 한편이 턱턱 막혀온다.
이 바닥에서 구른 지도 어언 20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할 시간 동안 이 일을 했으면 타인의 속도에 무심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숫자는 뾰족하게 나를 찌르고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요동치는 감정에 무너지는 대신, 흔들리는 마음의 무게 중심을 다잡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나만의 확언을 되뇐다.
하나, 꼭 1등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둘, 나는 지금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
셋, 지금 현재 내가 해야 할 일들에만 온전히 집중하자.
넷, 막연한 불안감 대신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차분히 계획하자.
다섯, 천천히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버리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