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쓸모

내가 보지 않는다고 남도 보지 않는 건 아니다

by 카마스터 전대완

나는 세상을 철저히 내 기준으로만 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내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 앞을 산책할 때였다.

우리 아파트는 저녁 7시 반만 넘어도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주차난이 심각하다.

산책길에 아파트 단지 내의 작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아내에게 무심코 말했다.


"정원이 예쁘긴 한데, 굳이 필요한 공간일까?

차라리 이 정원을 없애고 주차 공간을 더 확보하는 게 낫지 않을까?"


돌아온 아내의 대답은 내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우리는 이 정원을 매일 보지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하지만 이 정원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사는 동 사람들은 어떨까?

그 사람들은 사계절 내내 정원이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세상을 느낄 텐데,

그 사람들에게도 이 공간이 불필요할까?"


아내의 말이 맞았다.

나는 철저히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보지 않는다고 남들도 보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

나에게 당연한 일들이 타인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머리로는 항상 다른 관점으로 보려 노력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이 내 기준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려면 내가 신은 신발부터 벗어야 하듯,

나의 기준을 내려놓는 연습은 일상의 작은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무언가를 내 잣대로 섣불리 재단하려 할 때마다,

입 밖으로 말을 꺼내기 전 3초만 멈추고 속으로 물어보려 한다.


'지금 내가 쓸모없다고 치워버리려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사계절의 위로를 받는 정원이 아닐까?'


이 짧은 질문 하나가 좁은 내 시야를 넓혀주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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