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2022년 1월 22일

by 이선주

2022년 1월 22일. 오전 9시 56분. 토요일. 여름이 아직 한창인데, 햇볕이 따갑지 않고, 꼭 가을 햇볕처럼 몸에 따스하게 감긴다. 아침이라 그런가? 설렁설렁 부는 바람이 옆집의 야자수 나무를 흔들며 스르르 내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토요일은 일주일 중 내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요일이다. 첫 번째로 좋아하는 요일은 금요일. 금요일 아침은 다른 주중의 요일들과 다르다. 마음이 가뿐하고 괜히 즐겁고 벅차다. 주말에 대한 부푼 기대감과 이 하루가 지나면 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주는 효과가 아닐까. 금요일 저녁이 되면 꼭 소풍 가기 전 날 잠을 잘 수 없었던 것처럼, 잠을 자기 싫어지고 내가 버틸 수 있는 가장 늦은 시간까지 버티다 잠자리에 들어간다. 그 시간은 대충 저녁 10시 30분쯤. 나이가 들면서 배운 것은 내가 오늘 밤의 잠을 설치면 내일은 한치의 의심 없이 망가지는 날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끝까지 저항하는 내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어간다.


토요일 아침, 나를 깨우는 두 가지는 햇살과 조잘거리는 새들이다. 해가 뜨기 전부터 일어나 분주히 하루를 시작하는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서서히 아침임을 인식하고 천천히 잠에서 깨어나다 보면 어느새 아침 햇살이 침실의 커다란 유리창을 뚫고, 하얀색의 커튼을 통해 들어와 온 방안을 환하게 밝힌다. 그러면 나는 깜짝 놀라며 "어머 벌써" 하며 발딱 일어난다. 다행히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니면 괜찮은데 행여냐 늦게 일어나면 (아침 7시 정도) 속상해진다. 귀한 토요일의 시간들을 잠으로 날려 버린 것 같아서 그리고 동생에게 전화할 시간을 놓칠 것 같아서.


내 동생은 나보다 두 살 어리고, 형제들 중 막내이며, 결혼 19년 차이며 15살 된 예쁜 딸과 착한 신랑과 살고 있다. 동생과 마지막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얘기를 나눴던 것은 2017년인 것 같다. 사촌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잠시 한국에 들어갔던 때였던가? 그 후 2020년 4월에 한국에서 보기로 했는데, 코비드 때문에 취소되고, 2021년 12월에 다시 만날 계획을 세웠는데, 오미크론 때문에 또 취소되고. 그러다 보니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1년을 넘긴 것 같다. 동생과 카카오를 이용해 통화를 시작한 지가. 이제 동생과의 통화는 나의 토요일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토요일 아침에 발딱 일어나 물 한잔을 들이켜고, 동생에게 메시지를 띠운다. 'Good morning' 또는 '나 일어났어 전화해도 돼?'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아침을 준비하다, "언니, 전화해" 하면 즉각 "call'을 누른다. 우리가 하는 얘기는 별다른 것 없다. 1주일 동안 있었던 식구, 직장, 친구 얘기나 가끔 투자 또는 주식 얘기 등 하다 보면 1시간을 홀딱 넘겨버린다. 전화를 끊을 때는 항상 아쉽다. 그런데, 다음 주에 또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아쉬움을 묻고 토요일 아침을 시작한다.


그런데, 토요일의 하이라이트가 또 하나 생길 것 같다. 아직은 확정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동생의 소개로 Brunch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고 나서, 마음이 설레고, 겁도 나고, 흥도 나고,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복잡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왔고, 드디어 글을 써서 개시하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