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21일
2022년 3월 21일 월요일 (공휴일 Human Right’s Day) 오후 1시 51분. 내가 사는 곳은 프레토리아에서 생긴 지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이다. 그래서 길 가와 길 옆의 집들에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있고, 봄에는 온갖 초록색들이 길 위를 덮고, 가을에는 발에 밟히는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의 소리가 좋은 곳이다. 걷기를 좋아하는 남편과 내가 이 동네로 이사 오기로 결정을 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일주일에 2-3번은 동네 한 바퀴를 돈다. 가는 길은 똑같고, 단지 집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틀어서 돌거나, 또는 왼쪽으로 틀어서 돌거나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네 블록을 돌면 8 km, 세 블록을 돌면 6 km이다.
길을 걸으면서, ‘저 집은 이사 가나 보네, 무슨 일이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저 집은 지붕을 고치네, 그래 너무 오래되어서 고칠 때가 되었지, 저 집은 증축을 하나, 아, 여기 사시던 할머니 드디어 집 팔고 딴 곳으로 이사 가셨나 보다’ 이름도 모르는 이웃들이 지만, 나 혼자 참견을 하면서 걷는다.
그런데, 몇 년 전인가 보다, 열심히 씩씩거리며 걷는데, 차 길 아스팔트 한가운데 물기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아스팔트 위에서 물을 보는 것은 두 경우이다. 비가 왔거나, 길 가 집에서 잔디에 물을 주는데, 그 여유분이 길 위로 흘러내리거나. 그런데, 그날은 비가 왔던 것도 아니고, 그 길 가의 집들이 잔디에 물을 주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궁금해하면서 집에 왔다.
며칠 뒤에 같은 길을 걷는데 똑 같이 그곳에 물이 고여 있고 아스팔트도 약간 금이 간 상태였다. 그리고, 이제는 물의 양이 많아져서 흘러내리기까지 했다. 도대체 뭐지 왜 물이 있지?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 후 아스팔트가 파 헤쳐진 것을 보고서 아하 하고 이해가 되었다. 나는 그때까지 아스팔트 밑에 수도관이 흐르고 있으리라 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오래된 동네라서 수도관들이 오래되었는데, 제때에 보수를 해 주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물이 새던 곳은 고쳐져서 새 아스팔트로 패치되었다. 그 이후로도 종종 아스팔트에서 샘물이 솟는 것을 목격한다. 저번 주에 발견한 곳은 보행 길 바로 옆이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양의 물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오늘은 물이 쿨럭쿨럭 꼭 산속에서 만난 샘터에서 샘물이 솟아나는 것처럼 나오고 있었다. 지금이 이 주 째니까. 아마 다음 주에는 패치가 되겠지.
그래서 내가 사는 동네의 아스팔트 길에는 여기저기 패치된 곳들이 많다. 어떤 샘물터는 두 번, 세 번, 네 번 다시 파 헤쳐져 패치되는 곳도 있다. 그럴 때마다 다른 색감의 아스팔트가 깔리고, 이 패치들은 샘터가 있었던 곳을 알려주는 경계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