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치플레이션)
2년 넘게 제자리걸음 중인 SNS 콘텐츠의 노출수. 여기서 말하는 노출수는 인스타그램 게시글의 [discovery - 노출]에 표시되는 지표를 말한다. 아무튼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노출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녀석은 뚝심 있게도 세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앞자리 숫자 한 번 바뀌지 않고 항상 딱 그만큼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건 팔로워 수가 두 자릿수에서 네 자릿수로 바뀌어도 마찬가지였다.
한계를 넘고 싶다면 한계(=천장)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 정체되어있는 노출수를 천장으로 보았다. 명확히 보이는 한계를 천장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그것을 깨기 위한 방법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말하면, 한계를 규정하는 것부터가 다음 단계로 가는 시작인 것이다.
요 근래 우리는 성장에 목말라 있었다. KPI를 측정하기 까다로운 디자인팀의 특성상, 눈에 보이는 성장의 지표에 대해 항상 갈증이 있다. 그러던 찰나에 우리의 천장이 눈에 들어왔고, 이내 몹시도 거슬리기 시작했다. 조직에서 요구한 과제는 아니었지만, 둘이서 이 천장을 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명 [천장 깨기 프로젝트]
천장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는 것은 마치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 같았다. 지금 정체되어있는 노출수의 숫자를 앞에 붙여 [400 천장 깨기]라는 거창한 이름도 지어줬다. 그리고 천장 깨기를 시도한 지 한 달 만인 지금의 노출수는 처음의 2배를 넘어 세 자릿수를 향해 가고 있다. 천장 깨기를 시작하기 전과 후의 우리의 역량이 달라진 건 없었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시각이 조금 달라졌을 뿐인데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드류앤드류는 <럭키드로우>에서 질투심을 이용하라고 말한다. 누군가가 부럽다면, 나에겐 없고 그 사람에겐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그걸 내 것으로 만들라고. 어딘가 힙하고 대유잼인 데다가 팔로워들과 소통까지 센스 넘치게 하는 인스타 계정을 몇 곳 선별하자. 선별 방법에 대해서는 영업비미.ㄹ...읍읍 그리고 해당 계정의 게시글을 찬찬히 살펴보며, 어떤 지점에서 반응이 터졌는지 인사이트를 도출하자.
우리는 여기서 마찔이님의 <히스토리 해킹> 방법을 적용했다. 자세한 방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히스토리 해킹 3단계, 마찔이 : https://www.instagram.com/p/Cgb3H9ov6eA/>
다만, 마찔이님의 방법을 우리 계정에 그대로 적용하려니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다루는 콘텐츠의 내용과 표현 방식은 차이가 컸다. 그래서 히스토리 해킹의 방식을 참고하되, 피트니스 서비스에서 다루는 콘텐츠에 알맞도록 재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예를 들면, [메시지형/매거진형/소통형]과 같은 구분을 [트리거타입/트렌드타입/밈타입]과 같이 우리가 발행하고 있는 콘텐츠의 특성에 맞게 정의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자, 이제부터 우리가 정의한 기준을 콘텐츠에 알맞게 맞춰 적용하면 끝이다. 발행하려는 콘텐츠가 '다이어트 레시피'라고 가정해보자. 음식 콘텐츠의 경우 고칼로리의 음식과 먹음직스러운 영상을 활용할수록 어그로를 끌기에 좋다. 자극적인 음식의 이미지가 다이어터들의 식용을 자극해 트리거로 작용하는 것이다. 거기에 최근에 화재가 되는 이슈까지 얹어주면 더욱더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콘텐츠 : 다이어트 레시피] + [전달 방법 : 트리거형] + [화제가 되는 이슈 : 치플레이션]
치플레이션은 최근에 치킨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을 표현하고자 지어낸 말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게시한 지 하루 만에 노출 800을 가뿐히 넘겼다. 이 전의 게시글들이 1주일을 두어도 노출 400에 머물렀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물론 천장 깨기를 시도했던 첫날부터 노출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건 아니었다. 400에서 500을 지나 800까지, 4개의 천장을 깨고 난 뒤의 결과다. [400 천장 깨기]로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곧 [1,000장 깨기]로 진화하게 될 것 같다. 가장 최근에 게시했던 치플레이션 게시글 링크를 첨부하며 마무리해야겠다.
https://www.instagram.com/p/ChtzdQJJmRA
끝.
[다음 글]
https://brunch.co.kr/@00mm/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