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노애락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

by 이츠미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어렸을 때는 몰랐다.

나의 증상들이 대인기피증, 대중공포증, 선택적 함구증, 우울증이였다는 것을...


요즘 들어 이런 용어들이 의미 있게 나왔지 20년 전만 해도 상세히 이런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옛날엔 위의 증상들이 나타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심신이 나약하거나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취급했었다.

지금에서야 내가 10대, 20대 젊었던 풋풋했던 시절에 겪었던 증상들이라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


그때 당시에는 이런 병명에 해당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설사 이런 병명에 해당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쉽게 말하거나 의논하기가 쉽지 않았을 때이다.


이제 나이를 들어 내가 겪어보니 그때의 증상들이 지금의 이런 것에 해당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유난히 부끄러움이 많았던 아이..

학년학년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환경이 너무 힘들고 버거워서 언제 졸업하나 먼저 생각만 했던 그때...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다.

그게 새 학기 증후군, 남들 앞에 서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는 대인기피증, 대중공포증이었다는 것을...




부모님 앞에서 나의 의견을 말했었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바로 핀잔으로 돌아왔고 무시당했고, 쓸모없는 게 되었다. 그래서 그 뒤로 내가 생각을 말해도 상대방이 이런 평가를 내리겠지라는 생각이 입을 다물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가 불편한 자리에서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고, 내 의견을 내세우지 않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선택적 함구증이었던 것이다.

유난히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했고 두려워했다. 그래서 이런 내 모습을 방어하기 위해 일부러 더 도도한 척 냉정한 척 잘 웃지도 않고 그랬던 거 같다.


예전에는 그렇게 행동하면서도 나 자신을 싫어하고 미워하고 도대체 넌 왜 그러는 거냐 매번 부정적인 말들과 생각들로 가득했던 거 같다.

그게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졌고 그게 내가 되었다....


예쁘고 젊은 청춘을....
즐기면서 행복하게 보내지 않고, 나 자신을 미워하며 심하게 말하면 정신적으로 학대하며 보냈던 거에 대해서 참 속상하고 슬프다.

예전 20대 30대 사진을 보면 그 누구보다도 예쁘고 한데.... 왜 그때는 나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불행하다 생각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는지 청춘을 그렇게 보낸 게 너무 아쉽다.


40대가 넘어가니 이제야 깨달은 바가 크다.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예전에 감정들은 많이 사그라졌고 이젠 수다쟁이 아줌마가 되었지만 나의 젊음을 좋은 추억 없이 지나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크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현재에 만족하고 행복하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운동도 하며 맛있는 것도 먹고 내가 기쁘면 기쁘다, 슬프면 슬프다, 화가 나면 화가 난다 표현도 하려 노력하고 20대 30대 하지 못했던 거를 사춘기처럼 지금 하고 있다.


하지만 만족스럽다.

40대지만 죽음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있고 앞으로 살면 얼마나 더 살까, 이왕 사는 거 현실에 만족하면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으니, 나는 지금 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


나보다 더 힘든 유년 시절을 겪은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들처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나만 홀로 떨어져 있는 배처럼 느껴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그래서 이젠 행복을 누리려 한다.

그 누가 뭐라 해도 나는 가치 있는 존재고, 소중한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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