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사랑스럽다”

외향적인 딸과 내향적인 아들을 키우며..

by 이츠미

아이를 둘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같은 집에서 똑같이 키우고 있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우리 집 첫째는 딸. 밝고 씩씩한 외향형 아이(E). 감정 표현이 분명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아침부터 “엄마, 오늘 학교에서 발표하는 날이야!” 하며 눈을 반짝이고, 친구와 있었던 일들을 들려주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해 보인다. 목소리는 크고, 몸짓은 생기 넘치며, 혼자보다는 여럿이 있을 때 에너지가 차오른다.


반면 둘째는 아들. 조용하고 섬세한 내향형 아이(I). 눈치가 빠르고 감정에 민감하다. 말을 하기 전에 한참 생각하고, 낯선 사람 앞에서는 먼저 인사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 어땠어?” 하고 물어도, “그냥 그랬어”라는 짧은 대답이 전부일 때가 많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블록을 쌓으며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시끌벅적한 곳보다 조용한 구석을 더 편안해한다.


아이 둘의 성향이 극명하게 다르다 보니, 부모로서의 태도도 매일 점검하게 된다.

처음엔 첫째가 기준이 됐다. 말을 잘하고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딸이 더 '자란 것처럼' 느껴졌고, 동생은 그에 비해 늘 부족해 보였다. 표현하지 않는 감정은 없는 감정이라 착각했고, 말이 적은 아이는 고민도 없을 거라 단정 지었다.


그런데 어느 날, 둘째 아이가 나지막이 말했다.

“나도 말하고 싶은데, 내가 말하면 누나가 먼저 말하니까...”

그 한마디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이의 침묵 속엔 무수한 감정과 생각이 숨어 있었다. 그저 꺼내는 방식이 달랐을 뿐.


그때부터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이 달라졌다.

외향적인 아이는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며 풀고, 내향적인 아이는 마음속에서 오래 곱씹으며 정리한다.

한 아이는 말이 많은 대신 실수도 잦고, 다른 아이는 말은 없지만 깊이 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해받는 방식도 다르다.

첫째는 “맞아, 네 말이 맞아!”라며 공감해 줄 때 마음이 열리고,

둘째는 “괜찮아, 말 안 해도 엄마는 네 마음 알아”라는 한마디에 눈빛이 바뀐다.


요즘 나는 육아를 '균형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한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다가 다른 아이의 리듬을 놓치지 않도록, 한쪽의 성향에 편향되지 않도록 매일 마음의 저울을 조율한다.


둘이 함께 있는 시간에는 더 신경을 쓴다.

외향적인 딸이 동생의 대답을 가로채지 않도록 조용히 제지하고, 내향적인 아들이 눌려 있지 않도록 작은 성취도 충분히 칭찬해 준다.

누구는 앞서가고, 누구는 뒤처지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자주 상기하려 한다.


육아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건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그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 주는 일이 부모로서의 첫걸음이 아닐까.


가끔은 여전히 헷갈린다.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두 아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사랑을 전하고 있는지.

하지만 분명한 건, 아이들의 다름이 나를 더 깊이 있는 엄마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외향적인 딸과 내향적인 아들.

정반대의 두 아이는 매일 내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진짜 나를 바라보고 있나요?”


나는 오늘도 그 질문 앞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너는 너답게 자라면 돼.

달라도 괜찮아.

엄마는 두 아이 모두를, 너희의 방식 그대로 사랑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