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성철 Feb 11. 2019

SKY캐슬로 보는 부모교육 8

수평적 관계 VS 수직적 관계

 오늘은 가족 내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쌍둥이네입니다. 쌍둥이 아버지인 차민혁 교수는 부장검사 출신 로스쿨 교수입니다. 세탁소를 하던 못 배운 아버지 밑에서 혼자만의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입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장인으로 인해 깨졌다고 생각을 하고 아들들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합니다. 자신의 계획대로만 따라주면 둘 중 하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중 누구라도 자신의 이런 생각에 도전을 하면 참지 못합니다. 그러한 행위는 가장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고, 패륜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내가 자신이 만든 스터디룸을 부수었을 때 그런 행동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는 하나의 조치를 취합니다.



차 교수 : 한 발짝 느리긴 해도 고분고분하던 사람이 왜 자꾸 덤빌까?  

아내 : 덤빈다고요? 내가 이러는 게 당신에게 덤비는 걸로 보여요?

차 교수 : 가장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면 절대 함부로 대들지 못하지!

아내 : 당신 권위에 도전한 게 아니라

차 교수 : 도무지 가장을 존경하지 못하니 어쩌겠어? 존경심이 들게 환경을 조성해 줘야지. 카드 내놔! 당신 통장으로 자동이체되던 생활비 앞으론 내가 직접 주급으로 줄 거야. 그리고 스터디 룸은 사흘 안에 원상복구 해 놔! 



차 교수는 자신이 집안이 경제권을 쥐고 있음으로 해서 자신의 아내, 자녀들을 철저히 자신의 아래로 두고 명령합니다. 그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토를 달면 가장의 권위를 들먹이며 화를 내고 경제권으로 위협을 합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 가장이면서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자신을 존경하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나 가족 중 누구도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습니다. 쌍둥이들도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딸이 그런 아버지를 향해 한 마디 던집니다.



‘아빠는 실패한 인생이야. 자식들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성공한 인생이라는데 아빠는 우리 집 누구에게도 존경받지 못하잖아. 실패작은 내가 아니라 아빠야. 아빠는 철저하게 실패했어. 바닥이야 바닥! 완전히 빵점이라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부모가 경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아래로 둡니다. 이것을 수직적 관계라고 합니다. 부모가 자녀들과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보는 이유는 자녀가 어리고, 열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직적 관계 속에서 벌주고, 꾸짖고, 칭찬하는 행위가 쉽게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직적 관계에서 부모는 자녀를 끊임없이 부모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고 합니다. 


또한 수직적 관계에서 자녀는 부모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자녀는 과도하게 자신을 낮추고, 잘 보이려고 인위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모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행동 기준이 자신의 판단이나 선택이 아닌 부모의 판단에 있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의 인생에 ‘간섭’을 하는 이유도 수직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자신보다 아래로 보면 당연히 ‘간섭’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부모가 자녀의 인생에 ‘간섭’을 한다는 것은 부모 스스로 자녀와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보고 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부모가 자녀와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로 설정하기를 원한다면 자녀 스스로 충분히 할 수 있는 힘이 그 안에 내재되어 있고,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존중’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존중이란 ‘자녀의 언행이 내가 기대하는 것과 다르더라도 그것을 수용하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즉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부모는 그런 자녀의 생각이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다르더라도 수용하고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부모-자녀 각자가 대등한 존재임을 받아들이고 서로 협력하게 되고,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자녀와 대등한 수평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다면 어떤 육아법도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부모가 배웠던 수많은 교육들은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바람직한 가정생활을 창조해 나가는 데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아내는 자신의 역할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며, 남편은 아내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힘을 합쳐 협력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에 있어서 강조되어야 할 점은 비록 온 가족의 경제적인 문제가 아버지에 의해 해결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모든 가족들이 함께 가져야 하는 공동의 부담이라고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아버지는 주는 사람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가족의 경제적인 문제가 아버지에 의해 해결된다는 사실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분업의 한 결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경제상의 지위를 가족지배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만약 아버지가 지배자라는 의미가 존재한다면 수직적 관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내가 자녀로부터 존경받고 있는가가 궁금하다면 지금 부모인 내가 가족 내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됩니다. 만약 관계가 수직적 관계라면 존경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만약 가족들이 서로 존중하고 건강한 관계가 되기를 원한다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차 교수의 변화는 이런 자신의 권위를 버리고 자녀의 생각을 존중할 때부터 시작됩니다. 하버드가 아닌 고졸을 선택한 자녀의 선택과 생각을 존중하고, 아내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로 인정할 때 변화가 시작되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시작됩니다.


#행복한 부모교육 #네이버 밴드 #행복을 만드는 사람들 #세 잎 클로버 #좌충우돌 불량 아빠의 행복한 부모 여행 #신성철 교수 #행복 #자아존중감 #자기 수용 #타자 존중 #자유 #자립 #선택









매거진의 이전글 SKY 캐슬로 보는 부모교육 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