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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Feb 04. 2019

SKY 캐슬로 보는 부모교육 7

우월 콤플렉스

 오늘은 드라마의 주인공인 예서 엄마, 한서진(곽미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서진은 전직 교사 출신으로서 지금은 전업주부로 딸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캐슬 내에서 우아하고 기품이 넘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장난이 아닙니다. 시드니 모기지 전문 뱅크 은행장인 아버지에 명문가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1남 1녀의 외동딸로 태어났습니다.


11살에 호주로 이민, 시드니대학 교육학과를 졸업 후, 강준상을 만나 열애 끝에 결혼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편이 주남대 의대 정교수로 승진하면서 유럽의 고성처럼 웅장하고 격조 있는 스카이 캐슬에 입성했고, 두 딸의 자녀교육도 남편의 내조도 완벽한 여자로 스카이 캐슬 안, 그 0.1%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입니다.


워낙 노블하고 엘레강스한 사람이라 손가락에 물 한 방울 안 적실 것 같지만 삼시 세끼 유기농 식단을 손수 차려내고, 한식, 양식 조리사 자격증은 물론 푸드코디네이터 뺨치는 테이블 세팅에 푸드 스타일링까지 손수 합니다. 뿐만 아니라 두 딸의 학습 매니저로, 단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는 딸을 키워낸 그야말로 퍼펙트하게 흠잡을 데 없는 프로 주부입니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실제의 모습은 철저히 감추어져 있습니다. 술주정뱅이에 돼지 내장을 내다 파는 폭력적인 아버지, 그런 아버지 밑에서 맞고 살았던 무력한 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살아왔던 곽미향이 진짜 모습입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철저히 감추고 살아갑니다. 한서진에게 부모님은, 어린 시절 과거는 열등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런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마치 자기가 우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신분을 속이고, 철저하게 속인 신분의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뿐만 아니라 딸을 전교 1등으로 만들어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비정상적인 방식을 나타내고,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 위해 성까지 바꾸어 버리고, 왕래를 끊어 버림으로써 자신의 신분을 완벽하게 속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의 열등감을 완벽하게 감추고 살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자신을 끝없이 무시하는 시어머니와 남편, 과거를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과거가 들통 났을 때, 동네사람들의 멸시와 수근거림 그리고 자랑스러운 큰 딸의 원망 등은 그녀가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되어 버립니다.

세계 3대 심리학자인 아들러의 중심 개념 중 ‘열등감’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아들러는 열등감이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정서로, 인간은 누구에게나 열등감이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완전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누구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인간은 또한 열등감을 경험하는 순간,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보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아들러는 이를 ‘우월성의 추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러는 사람에 따라 열등감을 보상하고 우월성을 추구하려는 양태가 다르다고 했습니다.  



첫째, 자신에게 열등감이 있음을 숨기려 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건전하게 우월성을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열등감을 오히려 자기 성장의 촉진제로 삼는 유형입니다.  


둘째, 자신의 열등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어 이를 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고 체념하거나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의 양태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변명거리로 삼습니다.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거나 “나는 못 생겨서 결혼을 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낮은 학력이나 못 생긴 외모와 같은 열등감을 자신이 성공이나 결혼을 위한 행동을 시도하지 않는 변명거리나 핑곗거리로 삼습니다. 아들러는 이런 식으로 우월성을 추구하는 양태를 ’ 열등 콤플렉스‘라 칭했습니다.  


셋째, 자신의 열등감에 괴로워하면서도 적극적인 노력과 인내를 통해 이를 극복할 용기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열등감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은 더더욱 자존심이 상해서 견딜 수 없어 힘들어하는 경우에 보이는 양태입니다. 이런 양태를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마치 자기가 우월한 것처럼 행동하며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우월성을 추구하려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데, 아들러는 이를 ‘우월 콤플렉스’라 칭했습니다.



한서진은 이 중 세 번째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열등한 과거와 부모를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도 없고, 그렇다고 그런 열등감을 순순히 인정하지도 못해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우월을 추구하려는 ‘우월 콤플렉스’의 형태로 열등감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우월 콤플렉스는 자신의 딸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 자신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 특히 부모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힘만으로 보내야 했던 열등감 가득했던 어린 학창 시절에 대한 보상을 딸을 통해 받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딸의 성적에, 대학에 자신의 인생을 올인합니다.


드디어 큰 딸이 전 과목 만점으로 1등을 했을 때, 그녀는 부모들 사이에서 거의 신과 같은 대접을 받게 됩니다. 부모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제일 상석에 앉아 그녀들을 내려 볼 때 그녀의 표정은 어린 시절의 열등감을 보상받고 있는 듯 한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그렇게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던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을 그녀는 그렇게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월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우월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열등감 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지금 여기’에서의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이상적인 자신’을 상정하고 그 환상 속에 살고 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월 콤플렉스는 의미는 달라도 열등 콤플렉스와 실상 뿌리는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등감 자체는 부정적이거나 나쁜 개념이 아닙니다. 열등감은 완전이나 완성을 향한 힘으로, 개인을 더 높은 수준으로 자기 발달을 하도록 동기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열등감은 누구에게나 존재합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열등감을 어떻게 다루고 극복할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건전하게 우월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걸 것인지, 열등 콤플렉스로 갈 것인지, 아니면 우월 콤플렉스로 갈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열등감을 직면하고 바라볼 수 있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용기의 문제입니다.


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열등감은 무엇인가요? 그 열등감이 자녀에게 강요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요? 아님 자녀를 통해 보상받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가요? 열등감은 스스로 인정하고 수용하고 극복해 나가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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