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을 진행하면서 제가 많이 받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이 질문은 강의를 하고 있는 저에게 꽤나 아프고 찔리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교수님.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를 듣다 보면 맞는 말이고,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데 실제 그렇게 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지금 강의를 하고 계신 교수님께서는 실제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더 궁금한 건 교수님 자녀들은 지금 어떻게 자라고 있고, 어떤 자녀들인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교육을 많이 듣고 집에서 해보려고 하는데도 잘 안 되더라고요. 자녀들도 제가 예상하고 생각했던 반응대로 움직이지 않고요.... 그래서 여쭈어 봅니다. 교수님 가정의 자녀들은 교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바르게 잘 자라고 있는지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질문을 하시는 분 입장에서 보면 소위 부모교육 전문가인 저의 자녀들은 누가 보더라도 바르게 자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거나 힘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겠지요. 제가 앞에서 말하는 내용대로 저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을 할 테니까요.
그런데 사실은 저도 제 자녀들로 인해 고민과 갈등이 많습니다. 특히 사춘기의 절정에 있는 큰 아들과의 갈등은 저도 감당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대로 해주면 좋겠지만 그것은 저의 바람일 뿐 아들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방향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점점 더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대로 살 겁니다.
다행히 그렇게 살아가는 삶들이 제가 보기에 괜찮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당황스럽고 화가 나고 불안합니다. 그런데 자금 아들들의 행동의 대부분은 저를 불안하게 만들고, 화나게 만들고,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큰 아들이 중학교 다닐 때 학교폭력 문제, 흡연문제, 학칙을 어기는 문제 등으로 자주 학교에 불려 다녔습니다. 꾸중도 하고 부탁도 해봤지만 아들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지금 큰 아들과의 주요 갈등은 아들의 귀가 문제입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큰 아들의 평균 귀가시간은 자정이 넘는 시간입니다. 약속은 10시에 귀가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이 지켜진 때는 거의 없습니다. 약속을 어기는 것에 대해서 미안함도 없습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큰 소리를 칩니다. 제가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들을 보면 속이 많이 상합니다. 아버지로서의 권위도, 소위 부모교육 전문가라고 하는 자존심도 많이 내려갑니다. 가끔은 내가 부모로서, 학자로서 잘못 살아왔나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특히 제가 지금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부모교육을 할 자격이 있는지, 부모교육 책을 집필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아마 저의 이런 내막을 알면 다들 한 마디씩 하겠죠?
‘자기도 안 되는 내용을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전문가도 별 수 없구먼. 나랑 다른 게 뭐가 있어?’
‘그러니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니까. 말로는 뭘 못 해?’
사실 이런 말을 들어도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틀린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부모교육을 그만둬야 할까요?
그런데 부모가 부모교육의 전문가라고 해서 자녀가 바르게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자녀가 어떻게 자라고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는 부모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영향은 주지 못합니다. 결국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는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큰 아들이 몇 시에 들어올 것인지는 아들 스스로가 결정합니다. 제가 아무리 부탁하고, 꾸중하고. 화를 내도 결국 들어올 시간을 결정하는 것은 아들입니다. 그러니 물리적으로 제가 아들을 일찍 귀가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모교육이 필요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부모교육 전문가냐 아니냐는 자녀가 어떻게 자라느냐가 아니라 자녀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입니다. 즉 부모가 감당하지 못할 행동을 자녀가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서 자녀와의 관계를 상하지 않게 하고, 부모 역할을 포기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만약 저에게 ‘교수님의 자녀는 어떤가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교수님께서는 자녀가 교수님 보시기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전문가답게 대처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처 행동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선생님이라고 자녀가 공부를 다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이 목사님이라고 장로님이라고 자녀가 신앙이 좋은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부모교육전문가라고 해서 자녀가 이론대로 다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자녀가 공부를 못한다고 선생님의 자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녀가 신앙이 좋지 않다고 부모가 목사의 자격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런 자녀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고, 어떤 부모역할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만약 공부를 못하는 자녀를 향해 비난하고, 꾸중하고, 강제로 공부를 시킨다면 교사로서의 자격을 의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제 아들이 하는 행동이 제가 가진 전문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에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저의 전문성을 판단하는 것이어 합니다. 그래서 저의 자녀가 어떻게 자라고 있느냐 보다 제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큰 아들의 귀가 문제를 비롯한 흡연문제 등으로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아들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 불편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대화하고 지켜보고 돕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저는 아들의 부모 역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저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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