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합시다
어머니 한 분이 상담을 와서 자신의 혹독한 시집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 저는 진짜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2년 정도는 시어른을 모시고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같이 살았는데 진자 힘들었습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밥을 하고, 설거지하고, 출근하고, 퇴근하면 바로 저녁 하고, 집안일하고, 빨래하고...... 조금만 실수하면 불호령이 떨어지고.... 진짜 힘들었어요. 특히 시어머니는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했어요. 무슨 저랑 원수를 졌는지 온갖 꼬투리를 잡아서 괴롭히더라고요. 진짜 죽고 싶을 정도였어요. 2년 만에 분가를 했는데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요. 시간이 조금 흐르고 시어머니께 물었어요. 저한테 왜 그러셨냐고요.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당신이 혹독한 시집살이를 해서 며느리에게는 절대 시집살이를 안 시키겠다고 다짐을 했답니다. 그래서 당신은 저에게 시집살이를 전혀 안 시켰다고 하시더라고요. 기가 막혀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시면서 “그게 무슨 시집살이야. 나는 그것보다 백배는 더 시집살이를 했는데. 그 정도는 시집살이 축에도 못 들지. 너는 나에 비하면 진짜 편하게 시집살이한 거야”라더구요. 얼마나 황당하든지’
그분의 말을 듣고 있자니 문득 큰 애가 어릴 때 사건이 하나 떠 올랐습니다. 결혼 시작부터 맞벌이를 하던 탓에 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 큰애를 맡겼습니다. 그렇게 주중에는 부모님 댁에 있다가 주말에 데리러 갔습니다.
큰 아이가 2살 때쯤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큰 아이가 계속 라면을 찾는 겁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계속 라면을 찾는 겁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전화를 했더니 할머니께서 일주일에 거의 5-6번 라면을 먹였다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말려도 할머니께서는 막무가내로 라면을 큰 아이에게 먹였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 할머니는 아이에게 몸에 좋지도 않은 라면을 먹였을까?’
어머니께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할머니가 큰 애한테 라면을 왜 먹였데요?’
‘그게.... 내가 먹이지 말라고 하니까 할머니가 왜 이 귀한 걸 못 먹이게 하냐고 오히려 화를 내시더라고....’
‘예? 라면이 귀하다고요?’
‘그래. 할머니는 라면이 귀한 음식인 줄 알아....’
‘아...... 그렇겠네요.... 알겠어요’
그렇습니다. 할머니에게 라면은 귀한 음식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귀한 음식을 사랑하는 증손자에게 먹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나니 할머니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가 먹은 라면과 할머니가 먹은 라면은 가치가 달랐던 것입니다.
예전 연애할 때 이야기입니다. 저는 혼자 어디를 놀러 갈 때면 사긴을 찍어서 여자 친구에게 문자로 보냈습니다. 혼자 간 것도 미안하고, 좋은 곳이라 사진으로나마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나름의 배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는 어딜 가도 사진을 찍어서 보내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운한 마음에 이야기를 했더니 놀라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오빠가 사진을 보내주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나더라. 나는 일하는데 오빠만 좋은 곳에 가서 논다고 생각을 하니..... 그래서 나는 사진을 안 보내게 되더라고. 내가 사진을 보내면 오빠도 나처럼 짜증 나고 화가 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저는 저 나름의 배려로 사진을 보냈고, 여자 친구는 자신만의 배려로 사진을 보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나의 기준과 경험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상대에게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는 대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대화는 나의 생각을 전하고 타인의 생각을 듣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건강한 관계가 자라게 됩니다.
혹시나 타인이 나의 배려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나요?
지금 대화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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