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말대꾸하는 자녀

많이 자란 것입니다.

by 신성철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와 막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둘째가 과외를 마치고 귀가를 합니다. 지친 표정으로 가방을 벗고 곧바로 욕실로 들어갑니다. 아내는 그런 둘째를 위해 간식을 준비합니다.
씻고 나온 둘째가 간식을 들고 거실로 옵니다. 막내가 그런 둘째의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한 마디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둘째가 과외를 마치고 귀가를 합니다. 지친 표정으로 가방을 벗고 곧바로 욕실로 들어갑니다. 아내는 그런 둘째를 위해 간식을 준비합니다.
씻고 나온 둘째가 간식을 들고 거실로 옵니다. 막내가 그런 둘째의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한 마디 합니다.

막내 : 형아~ 내가 형 어깨 주물러 줄까? 형 많이 피곤해 보여
둘째 : (막내를 유심히 보며) 그래? 그럼 주물러 볼래?
막내 : 그래!~~~ 대신에 간식 나도 좀 줘야 된다.
둘째 :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냥 가만히 앉아 있어라
막내 : 왜? 좀 나눠먹자
둘째 : 하여튼!.... 자 먹어!

둘이서 간식을 먹기 시작합니다. 둘째는 간식을 먹으면서 간간히 한 숨을 쉽니다. 아무래도 오늘 공부가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아빠 : 오늘 많이 힘들었어?
둘째 : 흠.... 매일 힘들어요...
아빠 : 그래? 많이 힘들어?
둘째 : 네에..... 자야 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둘째는 간식을 먹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었는데 아들의 피곤한 모습에 포기를 합니다.
다음 날 일찍 퇴근을 하고 집으로 오니 아내와 둘째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엄마나 아빠의 말에 거의 말대꾸를 하지 않는 둘째인데 오늘은 좀 심하다 할 정도로 엄마에게 말대꾸를 합니다.

한참 실랑이를 벌이던 둘째가 씩씩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화가 나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막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아내가 있는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남편 : 무슨 일 있어?
아내 :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남편 :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그렇게 화가 났어?
아내 : 한 마디도 안져. 무슨 말만 하면 말대꾸고!
남편 : 둘째가?
아내 : 그럼 둘째지 누구겠어요! 과외를 안 가겠다고 하잖아! 피곤하고 힘들다고.
남편 : 그래? 어제도 많이 힘들어하더니만.
아내 : 이번 달만 다니고 다음 달부터는 생각해보자고 해도 고집이 얼마나 센지!
남편 : 그래? 잘 다니더니만
아내 : 그러게요. 잘 다니더니 왜 갑자기 저러는지 모르겠네
남편 : 좀 힘든가 보다.
아내 : 힘든 거 누가 몰라요. 그래서 이번 달만 다니라고 하는 거잖아. 그러면 말을 좀 들어야 될 거 아니야. 꼬박꼬박 말대꾸나 하고.... 안 그러더니 왜 저렇게 변했는지 몰라!

둘째 방으로 갔습니다. 둘째의 말도 들어봐야 될 것 같았습니다.

아빠 : 들어가도 되니?
둘째 : 네에
아빠 : 엄마 말 들어보니 과외를 안 가겠다고 했다며
둘째 : 네에... 너무 힘들어서요. 그냥 가까운 학원 갈래요
아빠 : 엄마가 이미 돈을 내놓은 것 같은데 이번 달만 다니면 안 돼? 엄마도 다음 달부터는 생각해 보겠다고 하던데
둘째 : 싫어요.... 그냥 안 다닐래요....
아빠 : 혹시 선생님이나 친구들하고 무슨 일 있었어?
둘째 : 아니요...
아빠 : 잘 다니다가 갑자기 이러니까 아빠가 솔직히 당황스럽다.
둘째 : 계속 힘들었어요.... 갑자기 그런 게 아니고요.... 그냥 그때는 말을 못 했고.... 지금은 이야기를 하는 거고요....
아빠 : 그래? 몰랐다. 예전부터 힘들게 다녔다는 걸.....
둘째 : 계속 말하고 싶었는데.... 말할 용기도 없고.... 그냥 참고 다닌 거예요. 근데 도무지 못 참겠어요. 그래서 말한 거고요.... 근데 엄마는 제 말 들어 보려고 하지도 않고....
아빠 : 엄마도 아빠처럼 당황스러웠을 거야. 늘 잘 다녀 줬으니까.
둘째 : 휴우.... 안 그러면 안되잖아요....
아빠 : 그랬구나. 아빠는 그런 줄 몰랐네. 몰라서 미안해. 그리고 지금이라도 이야기를 해 줘서 고마워
둘째 : 아니에요....... 아빠가 그렇게 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둘째는 갑자기 과외가 싫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전부터 힘들어했는데 이제야 그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힘들었던 것을 그냥 담아두고 있다가 비로소 그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둘째가 강하게 거부하고 말대꾸하는 것에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말대꾸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감정을 담아두지 않고 이야기해주는 둘째가 고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그런 자녀가 당황스럽습니다. 늘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자라 줄 것 만 같았던 자녀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말하는 것을 보면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부모 입장에서는 반항이고 말대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보면 그것은 반항도 말대꾸도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부모도 모르게 많이 성장했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부모가 걱정하고 답답해야 될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하고 대견스럽게 생각해야 됩니다.

저는 오늘 둘째가 많이 자랐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대견스럽고, 저렇게 잘 자라준 아들이 고마웠습니다.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이런 아들을 수용하고, 대화하고, 타협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것은 부모인 저의 몫입니다. 조금 더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이야기하도록 격려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아내는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야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내의 몫입니다. 그런 아내가 지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할 것은 저의 몫입니다.

말대꾸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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