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해야 하는 숙제
요즘 막내가 기분이 상당히 좋습니다.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하고 활기찹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겨울 방학이 다 되었기 때문입니다.
막내는 12월 중순부터 달력 날짜에 ×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방학하는 날에는 빨간색으로 동그라미를 했고요. ×가 동그라미에 가까워질수록 ×의 색이 진해져 갑니다.
아빠 : 달력에 동그라미 하고 ×표 네가 한 거야?
막내 : 네에~~~
아빠 : 저 동그라미는 뭐하는 날이야?
막내 : 뭘까요?
아빠 : 음.... 뭐지?
막내 : 바로바로~~~~ 겨울 방학의 시작일입니다~~~
아빠 : 그래? 벌써 겨울 방학이야?
막내 : 벌써라니요. 겨울 방학이 너무 늦은 거죠! 원래는 크리스마스 전에 방학을 해야 되는데 너무 늦어요.
아빠 : 하긴 아빠 때는 크리스마스 전에 방학을 한 것 같네.
막내 : 우와~ 진짜요? 아빠는 크리스마스 전에 방학을 했어요?
아빠 : 그렇지. 크리스마스 전에 했지
막내 : 부럽네요. 아빠 학교 다닐 때는 엄청 학교가 좋았네요.
아빠 : 그런가?
막내 : 아빠는 겨울방학 때 뭐했어요?
아빠 : 아빠는 겨울 방학에 친구들하고 연도 날리고, 스케이트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고 그랬던 것 같은데.
막내 : 우와~~ 친구들하고 그렇게 놀았어요? 그럼 TV나 스마트폰, 게임은 언제 했어요?
아빠 : 아빠가 어릴 때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이런 게 없었어. TV도 없었고.
막내 : 네에? 그런 게 없었다고요? 그러면 너무 심심할 텐데. 아빠 어릴 때는 힘들었겠네요.
그렇게 막내는 겨울방학이라는 선물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신나게 보내고 있습니다.
막내 : 근데 아빠! 학교에서 숙제가 있는데요. 숙제가 아빠랑 대화하기예요
아빠 : 그래? 숙제가 특이하네.
막내 : 요즘 이런 숙제 많이 내요. 아빠랑 대화를 하고 나면 다음 숙제는 엄마랑 대화하기예요.
아빠 : 그래? 어떤 대화를 하는데?
막내 : 음.... 그냥 하면 되는데요. 제가 질문을 하면 아빠가 답을 하면 돼요. 질문은 엄청 쉽게 할게요. 그러니까 아빠는 솔직하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아빠 : 좋아. 질문하면 아빠가 대답해 줄게
막내 : 네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아빠 : 그래. 시작해 보자
막내 : 먼저~~~ 아빠는 왜 아빠가 되셨어요?
아빠 : 엥? 왜 아빠가 됐냐고?
막내 : 네에. 왜 아빠가 되셨어요?
질문이 쉽다고 했는데 이건 질문이 너무 오묘합니다. 왜 아빠가 되었냐고 물으니 할 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아빠 : 음.... 질문이 좀 어려운 거 같은데....
막내 : 좋아요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아빠는 제가 왜 좋아요?
아빠 : 응? 왜 좋냐고?
사실 질문이 ‘제가 언제 좋아요?’라든지 ‘아빠는 제가 좋아요?’ 이런 식이 어야 하는데 ‘아빠는 제가 왜 좋아요?’라고 물으니 당황스럽습니다.
아빠 : 음... 귀엽고, 착하고, 아빠 말 잘 듣고 하니까 좋지.
막내 : 그래요? 나는 그냥 항상 아빠가 좋은데 아빠는 제가 말을 잘 들을 때 만 좋은가 봐요? 그러면 나도 아빠가 치킨 사 오고 피자 사 오고 할 때만 좋아해야 되나?
아빠 : 그런 뜻은 아니고... 아빠도 네가 그냥 좋지.
막내 : 음.... 일단 알겠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아빠는 내가 아빠를 좋아하려면 아빠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
아빠 : 응? 너 금방 아빠가 그냥 항상 좋다며?
막내 : 그건 그렇지요. 근데 내가 아빠를 더~~~~~ 좋아하려면 아빠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 묻는 거예요.
아빠 : 질문이 이상한데. 너 혹시 배고프냐? 치킨 먹고 싶어?
막내 : 역시 아빠는 답을 알고 있군요.
되도록 학교에서 숙제를 혼자 할 수 있는 것으로 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빠랑 함께하는 숙제는 아빠가 해야 되는 숙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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