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먹는 아이
즐겁고 기분좋아야 할 식사시간이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는 아들들과 억지로 먹이려고 하는 아내로 인해 식사시간이 되면 간혹 전쟁이 일어나곤 합니다.
아내는 아들들이 야채나 버섯, 김치 등의 음식을 먹기 원하고 아들들은 그런 음식들보다는 소시지, 고기 등을 먹기 원합니다. 특히 고기를 먹을 때 야채와 함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아내의 잔소리는 극에 달합니다.
아내 : 고기만 먹지 말고 야채랑 같이 먹어라. 그래야 건강해지지
아들 : 야채는 맛이 없어요
아내 : 어떻게 맛있는 것만 먹니? 맛없어도 몸에 좋은 거는 먹어야지
아들 : 고기도 몸에 좋잖아요
아내 : 고기가 뭐가 몸에 좋아!
아들 : 그럼 고기를 왜 먹어요?
아내 : 그러니까 야채에 싸 먹으라고, 야채는 몸에 좋으니까 그나마 괜찮잖아
아들 : 야채에 고기를 싸서 먹으면 맛이 없다고요. 맛있는 고기를 왜 맛없는 야채에 싸 먹어야 해요?
아내 : 그렇게 편식하다가는 너 몸 약해진다.
아들 : 편식이요? 야채를 안 먹으면 편식하는 거예요?
아내 : 당연하지. 편식이지. 편식은 안 좋은 거잖아
아들 : 음.... 그럼 나는 햄버거랑 피자도 잘 안 먹는데 그것도 편식인가요?
아내 : 그건!....... 몸에 안 좋은 건 당연히 안 먹어야지
아들 : 뭔가 이상한데.....
아내 : 이상하긴 뭐가 이상해. 그니까 야채에다가 고기 싸서 먹어
아들 : 휴우.... 그만 먹을래요.
아내 : 야! 너 이리안 와? 너 다시는 고기 안 구워준다.
아무리 아내가 잔소리를 하고 협박을 해도 아들은 야채를 먹지 않습니다. 아들은 먹기 싫은 것은 먹으려 하지를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의 잔소리는 늘어가고 밥을 같이 먹는 것이 전혀 즐겁지가 않습니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음식을 가리는 아들이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골고루 잘 먹어주면 좋은데 음식을 가리는 아들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서 먹이고자 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아들들은 귀신 같이 먹기 싫은 음식을 골라냅니다.
예를 들어 막내는 당근을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밥을 먹을 때 꼼꼼하게도 당근을 골라냅니다. 저 같으면 귀찮아서도 그냥 먹겠는데 막내는 그 작은 당근을 하나씩 하나씩 골라냅니다.
그 장면을 보는 아내는 또 한 숨을 쉬며 잔소리를 합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김밥을 뺏어 버립니다. 그러면 막내는 뺏기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은 울고 맙니다.
아내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 김밥을 다시 주지만 이미 마음이 상한 막내는 김밥을 먹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내는 먹지 않는다고 또 잔소리를 합니다. 그리고는 아내가 직접 김밥에 당근을 빼고 막내에게 줍니다.
이런 모습이 계속적으로 반복이 됩니다. 그런데 잘 보면 아내도 모든 음식을 다 먹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는 개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삼계탕이나 샤부샤부 등을 잘 먹지 않습니다.
저는 반대로 개고기를 전혀 먹지 않습니다. 삼계탕이나 샤부샤부는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초밥이나 회 등을 좋아하지 않지만 더는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아내나 제가 편식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 정도로 생각을 합니다. 먹고 안 먹는 선택은 개인에게 있음을 존중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유독 자녀들에게는 음식을 먹고 안 먹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그 선택권을 부모가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먹을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의 기준이 부모가 됩니다. 물론 어릴 때는 부모가 그런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할 겁니다.
어릴수록 영양소의 균형이 중요하니 부모 입장에서는 영향을 균형을 위해서라도 강제적으로 자녀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가 자라 감에 따라 음식에 대한 결정권은 자녀 스스로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 시기만 되어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부모가 먹이고 싶은 음식을 안 먹는다고 해서 ‘편식하는 아이’로 낙인찍어 모든 것을 자녀의 탓으로 돌려서는 곤란합니다.
어쩌면 ‘편식하는 아이’라는 것은 낙인은 자녀가 과도하게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먹이고 싶은 음식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일 뿐입니다. 그러니 자녀가 어떤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모두 다 자녀의 탓만은 아닌 것입니다.
저 또한 고기를 야채에 싸 먹기 시작한 게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편식하는 아이였던 것은 아닙니다. 그 시기에 맞는 음식이 따로 있었을 뿐입니다.
자랄수록 좋아하고 먹는 음식은 달라집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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