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인내하는 존버가 답일까?
어렸을 때 미운 아기오리를 읽었을 때와 다시 성인이 되고 엄마가 된 지금 읽어보는 미운 아기오리는 나에게 다른 해석을 주었다. 또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아이의 시선에서 보는 미운 아기오리는 나에게 또 다른 해석을 안겨주었다
책을 다 읽고 아이가 물어봤다 엄마 왜 오리알 사이에 백조 알이 있었어? 음... 그러게... 그건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건데 아이가 물어봐서 당황하기도 했고 정말 왜 오리알 속에 백조 알이 있었을까 싶었다 백조 알을 잃어버린 엄마 백조는 얼마나 슬펐을까 생각도 들었다 백조 알의 출처는 알 수가 없었고 처음으로 백조 알은 왜 오리알 사이에 있게 된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아이의 두 번째 질문은 질문 못생겼다고 왜 싫어해? 왜 구박해? 였다. 아이가 느끼기에는 같은 형제이고 왜 못생겼다고 미워하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가졌다 사실 생각해보면 아이 말이 맞다 미운 아기 오리 덕분에 아이에게 우리와 다르게 생겼다고 해서 이상한 것도 아니다 라는 이야기부터 하면서 피부 색깔, 장애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문득 미운 아기오리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싶다 아이를 키우는 요즘 책을 다 읽어 주고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외모지상주의와 차별이 떠올랐다 원래 기존의 미운 아기오리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인내가 지니는 힘에 대한 것일 거다. 유난히 크고 보기 싫게 태어난 미운 아기 오리는 모두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 구박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 시간 좌절하지 않고 잘 참고 견뎌 내었고 그 끝은 백조가 되어서 훨훨 날아간 것이다. 안데르센은 자신의 작품이 좋은 평을 받지 못했을 때 조용히 참고 이겨 내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쓴 작품이라고 했다
물론 책이 의도한 교훈도 공감이 가고 이해는 가지만 지금 시각에서 보면 참고 인내하다 보면 끝은 분명 행복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미래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조가 아닌 미운 아기오리는 사실 큰 노력 없이 그냥 시간이 흐르면 충분이 백조가 되는 거였다. 그냥 시간이 해결해주는 거였던 거다 만약 미운 아기오리가 백조라 아닌 정말 못생기고 볼품없었던 오리였다면? 마냥 참고 인내했다면 과연 끝이 행복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마냥 참고 기다리기보다는 다른 돌파구를 찾는 것도 때로는 방법이기도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존버가 필요할 때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존버가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른이 되고 인생의 쓴맛, 단맛, 신맛을 모두 다 보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미운 아기오리는 어차피, 잘될 놈이 이었던 거다 백조의 알로 태어난 것 자체가 오리들 입장에서는 금수저인 거니 말이다 물론 본인이 백조인지 모르고 오리들에게 구박받고 여러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힘낸 미운 아기오리는 정말 대단하다 그 모습은 나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무조검 참고 인내의 교훈은 이제 마냥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어려운 문제고 힘든 상황이지만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백조로 태어난 미운 아기오리가 아닌 아닌 이상 현실에서는 빠르게 지금 상황을 파악해서 나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나를 괴롭히고 멸시하는 사람들을 참고 무조건 인내하는 게 답은 아니라고 생각도 든다
아이를 통해서 미운 아기오리를 다시 보게 되었다. 또 어렸을 때 느꼈던 교훈은 성인이 되고 엄마가 된 지금 나에게 다른 교훈으로도 다가왔다. 예전보다는 내가 좀 타락했나,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나 생각도 들었지만 미운 아기오리를 통해서 다시 느낀 교훈이 있다. 포기보다는 인내와 참는 게 삶에서 필요하지만 마냥 당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답은 아니다 였다, 또 나는 백조가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미운 아기오리 보다 더 부단히 노력하고 나만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