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 지나간다.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자
아이가 태어난 지 639일이 지났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얼마나 깊은 사랑을 받았는지 보여주고 싶어 하루하루를 기록하자 다짐한 지도 639일이 지났다. 나의 대단한 게으름에 탄성이 나온다. 그래도 게으름에 지지는 않았다
짧은 글이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록하자.
첫 글을 적으며 아이가 태어났던 그때 적었던 글들을 꺼내 읽었다. 신생아중환자실에 아이를 보내고 힘들었을 때 적었던 글들이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어느덧 잊고 있던 그때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절망과 불안만 있을 것 같았는데 그중에 행복을 말한 글이 있었다.
‘아이가 아프다고 부모가 불행할 건 뭔가. 기쁨의 순간, 절망의 순간을 만드는 건 온전히 내 선택이다. 나의 선택에 의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 지나간다. 현재를 즐기자. 아이가 작은 손으로 내 옷을 잡고 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안겨있는 순간을. 눈을 뜨고 나와 눈을 맞추는 순간을. 아이로 인해 가족들이 따뜻함을 느끼는 이 순간을.
아이는 자란다. 그저 나는 아이에게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행복해져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자. 불행에 지지말자. ‘
그때의 나는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려고 노력했었구나 싶다. 그래서 육아일기인 이 글의 제목을 ‘아이는 부모의 행복을 먹고 자라니까’로 정했다.
잊지 말아야지. 아이의 존재가 우리에게 행복이었던 순간을. 절망 속에서 처절하게 행복을 찾았던 순간을.
오늘 내가 1년 전의 글을 끄집어냈듯 내일의 나는 이 글을 꺼내어 잊혔던 행복을 끄집어내겠지. 내일의 나를 위해 오늘을 기록해 보자.
오늘의 아이는 모방언어가 점점 늘어간다. 그리고 떼도 점점 늘어간다. 최근 어린이집을 바꾸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울면서 바닥에 드러눕는다. 이건 어디서 배운 건지… 아이의 안전을 위해 어린이집을 옮겼는데 그건 아이의 안전이 아니라 부모의 안전을 위함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
요즘 선택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아이의 어린이집부터 이직까지. 불안은 종종 성급한 판단을 만드는 것 같다. 그래도 하나의 성과는 ‘결단’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
결단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그 결단은 분명 후회를 동반할 것이다. 하지만 우유부단하지 않음으로 얻는 것들도 분명 있을 거다.
점점 더 나은 선택을 결단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겠지. 내가 한 선택들 안에서 가장 행복해지는 법을 찾아야겠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