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밤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새벽을 고른다.
밤은 하루의 찌꺼기다. 낮 동안 쌓인 피로와 번잡이 밤으로 밀려온다. 머릿속은 어지럽고, 몸은 무겁다. 눈은 빛을 덜어내지만, 마음은 쉬지 못한다. 밤의 생각은 대체로 무겁고, 느리고, 방향을 잃는다. 반면, 새벽은 하루의 시작이다. 충분히 잠을 자고 난 뒤, 몸은 회복되고 정신은 맑다. 숨은 길어지고, 눈은 멀리 본다. 새벽의 공기는 밤보다 차갑고, 그 차가움이 정신을 깨운다. 새벽은 결정의 시간이다. 가장 맑은 머리로 중요한 일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다.
새벽에는 소리가 적다. 도시의 기계음이 멈추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라진다. 귀에 들리는 것은 바람의 숨, 먼 개 짖는 소리, 가끔 스치는 새의 날갯짓뿐이다. 소리가 적다는 것은 잡념이 적다는 뜻이다. 잡념이 줄어들면 마음속 중심이 또렷해진다. 사람의 생각은 물과 같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물결이 출렁이고, 맑은 곳에서는 물이 고인다. 물이 고이면,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새벽은 네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새벽을 택하라. 밤의 판단은 감정에 휘말리기 쉽다. 낮 동안 받은 모욕, 억울함, 불만이 밤에 고인다. 그 감정이 너의 판단에 섞이면, 방향이 틀어진다. 새벽의 판단은 다르다. 새벽은 감정이 가라앉은 뒤에 온다. 가라앉은 마음 위에 논리가 선다. 논리가 선 뒤에 행동이 나온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새벽의 맑음을 빌려야 한다.
지식의 습득에도 새벽은 좋다. 밤에 책을 읽으면, 눈은 활자 위를 기어가지만, 머리는 절반쯤 자고 있다. 머리가 자는 상태에서 읽은 글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새벽에 읽는 글은 다르다. 뇌는 밤의 휴식을 끝내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새벽에 읽은 문장은 오래 머리에 남는다. 그것은 마치 흰 종이에 먹을 올리는 것과 같다. 새벽의 머리는 비어 있고, 비어 있는 머리는 채우기에 좋다.
물론, 사람마다 생활 패턴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밤에 힘을 낸다. 밤이 되어야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너에게 새벽형 인간이 되기를 권한다. 그것은 단지 나의 취향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에서 얻은 결론이다. 새벽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몸이 습관을 만들면, 눈은 자연스럽게 새벽을 향한다. 그리고 그 습관은 생각보다 많은 효용을 준다.
새벽에는 세상을 앞선다는 감각이 있다. 남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너는 움직인다. 남들이 하루를 준비할 때, 너는 이미 한 걸음을 나아간다. 하루의 시작을 남보다 먼저 잡는 사람은, 하루 전체를 지배한다. 시작을 지배하는 사람이 끝을 지배한다. 그 차이가 쌓이면, 삶의 속도가 달라진다.
새벽은 빚이 없는 시간이다. 낮에는 전화가 울리고, 메일이 도착하고, 약속이 생긴다. 그 모든 것이 너를 당겨가고, 너를 나눠 가진다. 그러나 새벽에는 아무도 너를 부르지 않는다. 그 시간은 온전히 너의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온전히 자기 것인 시간’이 얼마나 있는가로 결정된다. 그 시간을 새벽에서 얻을 수 있다.
너는 새벽을 깨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새벽이 너를 깨우는 것이 아니라, 네가 새벽을 깨워야 한다. 깨어 있는 새벽은 가능성이다. 새벽의 맑음을 네 손에 쥐면, 하루는 네 뜻대로 움직인다. 밤은 어제를 붙잡는다. 그러나 새벽은 오늘을 연다. 네 삶을 어제의 연장선에 두고 살지 말고, 오늘의 시작으로 살라. 새벽은 그 시작의 문이다. 문을 여는 사람은 주인이 되고,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은 손님이 된다. 주인의 자리에 서고 싶다면, 새벽을 깨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