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이 보내는 경고

지구 생태계의 위기

by 이천우

북극곰이 보내는 경고


북극곰의 생태계는 지구환경의 바로미터입니다


필자는 최근에 북극곰의 임신–출산–육아 과정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감명 깊게 봤습니다. 이후, 북극곰을 “귀엽고 안타까운 동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라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북극곰의 번식은 감동적인 장면이기 이전에, 해빙(바다얼음)이 유지될 때만 성립하는 생존 방식이란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IUCN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서식지 상실을 북극곰 장기 생존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IUCN Red List)



먼저 북극곰의 번식 리듬을 사실대로 정리하면, 임신한 암컷은 보통 10~11월에 출산굴로 들어가고, 12~1월에 새끼를 낳으며, 3~4월에 굴을 나옵니다. (USGS) 이 일정이 중요한 이유는, 출산과 수유가 “편한 때 골라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굴에 들어가기 전과 굴에서 나온 뒤에 어미가 물개 사냥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새끼는 시작부터 어려움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나는 북극곰의 출산 장면을 유튜브로 보면서 곧바로 한 가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지금 북극에는, 어미가 먹이를 확보할 해빙과 사냥 기회가 예전만큼 남아 있는가? 라고.


여기서 북극곰이 왜 “해빙 생태계 붕괴의 지표”가 되는지 설명해야 하겠습니다. 북극곰은 해빙 위에서 물개를 사냥하는 최상위 포식자이고, 최상위 포식자는 밑바닥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해빙 주변의 해양 조류와 플랑크톤 같은 1차 생산이 먹이그물의 바닥을 만들고, 그 위로 작은 생물과 어류가 이어지며, 물개가 그 중간 단계에 서고, 마지막에 북극곰이 올라섭니다. 그래서 해빙이 줄어드는 일은 “북극곰이 설 얼음판이 줄어든다”로 끝나지 않고, 먹이그물 전체의 조건이 바뀐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는 북극곰의 몸과 번식, 행동, 그리고 먹이그물이라는 네 가지 지표에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우선 몸(에너지) 지표부터 흔들리게 됩니다. 사냥 기회가 줄면 체중과 체지방이 감소하고, 그다음에는 살아남는 것 자체보다 “새끼를 낳고 키울 여력”이 먼저 줄어듭니다. 이어서 번식 지표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출산굴에 들어가는 시기와 굴을 나오는 시기가 비교적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먹이 확보가 어긋나 흔들리면 그 공백을 다른 방식으로 메우기가 어렵고, 결국 새끼 생존률과 번식 성공이 흔들려 버린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행동 지표도 달라집니다. 해빙이 조각나면 북극곰은 더 많이 이동하고 더 자주 헤엄치며, 때로는 육지 체류가 늘어나는데, 이는 “적응”이라는 말로 이해하기보다는 에너지 지출이 커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먹이그물 지표가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북극곰이 의존하는 물개가 해빙과 먹이 환경 변화로 영향을 받으면, 북극곰이 안정적으로 버틸 기반 자체가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경고는 주요 기관의 관측 수치가 뒷받침합니다. NASA는 위성 관측(1979년 시작) 기준으로 9월 북극 해빙 면적이 10년마다 12.2%씩 감소한다고 제시합니다. (NASA Science) 또한 NOAA의 Arctic Report Card 2025는 2025년 3월 겨울 최대 해빙 면적이 47년 위성 기록 중 최저였고, 2025년 9월 최소 해빙은 10번째로 낮았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NOAA Arctic) 즉, 해빙은 이미 “언젠가 줄어들 것”의 단계가 아니라, 기록으로 확인되는 변화의 단계에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극곰을 경고등으로 본다는 말은 단순한 감상적인 문장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의 현실을 읽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고 앞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몫은 더 분명해져야 합니다. 개인은 “나 하나쯤”을 핑계로 삼기보다, 전기·난방·이동·소비에서 불필요한 배출을 실제로 줄이는 쪽으로 생활을 정리해야 하고, 사회는 “목표 설정”에 머물지 말고 감축이 확인되는 실행을 실천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북극권 개발과 항로 확대 같은 선택에서는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해도 되느냐”를 먼저 물어야 하며, 특히 사고가 나면 회복이 느린 지역에서는 위험을 낮추는 규칙이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북극곰이 더 이상 ‘굴 안에서 버티는 이야기’로 미화되는 데 그치지 않도록, 해빙을 무너뜨리는 방향의 선택을 멈추고, 되돌리는 방향의 선택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극곰은 해빙의 마지막 포식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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