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선 “너 T야? F야?”라는 말이 인사처럼 오간다. 친구를 이해하려는 마음, 나 자신을 알고 싶은 마음이 이 네 글자 안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다.
“선생님은 T예요, F예요?”
어느 날 제자가 웃으며 던진 질문에 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길 좋아하니 T일까? 하지만 누군가 아프면 먼저 마음이 쓰이는 걸 보면 F 같기도 하다.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때로는 선명하게 나뉘는 듯하다가도,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민감한 결. 그래서일까. 우리는 이 네 글자를 빌려, 나를 이해하고 너를 덜 오해하려 애쓴다.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인간의 성격을 4가지 범주, 총 16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성격유형 검사다. 이 네 글자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차원에서 선택된 조합이다.
에너지 방향 – 외향(E) vs. 내향(I)
정보 인식 – 감각(S) vs. 직관(N)
판단 기준 – 사고(T) vs. 감정(F)
생활 양식 – 판단(J) vs. 인식(P)
예를 들어, ISFP라는 유형은 내향(I), 감각(S), 감정(F), 인식(P)를 선호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조합은 결코 사람을 고정된 틀에 가두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이해의 한 방식이다.
청소년기는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의 중심에 서 있다. 아직은 낯선 세상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이 마음속에서 서성인다. 그럴 때 MBTI는 하나의 작은 등불이 되어준다.
“나는 I라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
“쟤는 P라 계획보단 즉흥이 좋아.”
이렇게 말하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어른인 나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그러나 나는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MBTI는 이해의 출발점이지, 누군가를 정의하는 완성된 답안지는 아니라는 걸.
성격은 언제나 흐르고, 사람은 살아가며 조금씩 변해간다. 같은 유형 속에도 무한한 결이 있고, 때로는 유형을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깊이 닿는 순간도 있다. 너는 네 글자보다 훨씬 더 깊고, 넓고, 따뜻한 존재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너만의 이름을 천천히 찾아가길. 나는 그 길 위에 선 너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당신은 어떤 네 글자로 시작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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