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작문

우울증 상담을 7회 정도 진행한 상태입니다만, 아쉽게도 지금 작성하는 글은 그와 관련된 후기의 내용은 아니네요.

두서가 없는 이유는 알코올에 취해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음주를 즐깁니다. 친구가 없어서 밖에서는 거의 마실 일이 없고요, 파트너는 술이 맞지 않는 타입이라 집에서 혼자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에 심리 상담을 진행하면서 실제로 많이 안정되었고, 생각하는 방향도 부정적 45%에 긍정적 55%로 변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가끔 튀어나오는 저의 본성(?)을 아직 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제가 솔직해지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은 이렇게 술에 취해 있는 상태인 것 같아서 글을 적어봅니다.

이 말을 하고 나니 왜 알코올 의존증이나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지도 조금이나마 알 것 같고요.

사실 심리 상담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 번째로는 여태껏 겪어보지 못했던 직업군으로의 이직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과 동료에 대한 인간관계의 문제 그리고 오랜 시간 가져온 우울증이지만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파트너와 앞으로 더 건강한 상태로 잘 지내보려는 노력 때문입니다.

앞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는데, 결국 이 글을 쓰고 싶게 만든 생각은 이것입니다.

참, 마음처럼 되는 게 없네요. 제가 가진 열정만큼 되는 게 없어요.

사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처음부터 제가 목표로 한 회사로 가기 위한 발판이었습니다. 제가 희망하는 회사는 대기업이라 면접도 어려울뿐더러 합격하기까지의 기간이 어마어마하다고 유명하거든요. 그래서 현 회사에 다니며 희망하는 곳의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고, 경험을 쌓으려고 들어온 건데….누구도 이렇게 될 줄 몰랐던 상황들의 연속이라 생각대로 되지 않네요.

다행히 이번에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도전해 보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열정만큼은 500%도 넘는데 그걸 보여줄 기회도, 저의 능력도 마땅치 않다는 것을요.

뭐 한마디로 열정만으로는 안되는 게 있다는 걸 체감한 것이지요.

나름으로 열심히 준비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게 그들이 원하는 답변일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나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는데 어쩌지라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생각이 드는 새벽입니다.

사실 지금 제가 무슨 말을 적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열정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 슬프게 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도 다 적지 못한 제 열정과 간절함을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표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도 저도 아닌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