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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문 Oct 04. 2022

이타적 인간의 복원

사제 지간의 정에 관하여

최정규의 책 '이타적 인간의 출연'에 보면 교환가치의 이기적 인간과 상호적 가치의 이타적 인간이 나옵니다.


상품의 가치는 교환 가치와 사용 가치로 나뉩니다. 사용 가치는 상품의 유용도 입니다. 우표의 사용 가치는 편지를 부치는 수단입니다. 교환 가치는 상품을 다른 상품으로 교환할 때 가치입니다. 편지를 부치기 위해 우체국에 가서 연필 한 자루와 우표를 교환한다면 우표의 교환가치는 연필 한 자루입니다. 화폐 경제의 사회에서는 그것이 교환되는 화폐의 값으로 표현됩니다. 


교환 가치와 사용 가치가 항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메일과 카카오 톡을 통해 소식을 나누는 현대 사회에 우표의 사용가치는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희귀한 우표의 가격은 몇 천만 원에 거래됩니다. 교환 가치가 사용 가치를 압도하는 경우입니다.


시장 사회에서 우리는 교환 가치를 중시합니다. 내 물건의 가격, 내 노동의 가격이 중요합니다. 가격이 낮으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있으므로 이타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호모이코노미누스는 교환가치를 중시하는 인간입니다.


상호적 인간은 서로에게 이타적인 인간입니다. 베풀되 그 베푼 것을 시장의 가격으로 환산하지 않습니다. 우정, 사랑, 사제 지간의 나눔은 상호적 인간의 모습니다. 


한국 경제 3만 불의 시대에 교육의 살림살이가 넉넉해진 것 같습니다. 학급비가 편성되어 있고, 키다리 선생님, 학생 다중 지원 등을 통해 학생과 교사에게 금전적 도움이 이루어집니다. 더 이상 선생님의 주머니를 털어 학생들에게 떡볶이를 사 줄 필요가 없습니다. 넉넉한 살림에 더 자주 더 맛있는 것을 사줄 수 있고 좋은 것을 구경시켜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씁쓸한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학급비를 독단적으로 쓴다고 불만이고, 어떤 경우 전용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합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고마워할 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사제 지간의 정에 화폐가 매개되니 순식간에 교환 가치로 변해버렸습니다. 감사 대신에 이기심과 욕심이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습니다. 


이타적 인간의 복원은, 은혜와 감사와 나눔의 복원은 화폐와 교환 가치 너머의 행동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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