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 문 Oct 17. 2022

프로파간다와 우린 안간다

실패한 생태 전환 교육과 거짓말

고 3 모의고사 선택과목 시간의 현장

대부분 아이들의 순수함은 경험 부족과 관련이 깊다. 배신의 경험, 타인의 말이 진실이 아닌 경험들이 쌓여가면서 아이들은 순수함을 잃어간다.



순수함을 잃어간다는 것보다 좋은 표현은 지혜로워진다는 표현이 있겠다. 최정규의 '이타적 인간'에 보면 순수하고 이타적이기만한 인간은 이기적 인간에게 이용만 당할 가능성이 많은데, 가장 성공적인 삶의 전략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 for tat)' 전략이다. 즉 이타적인 사람에게는 이타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에게는 이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다.



교사들의 정신적 성장과정은 이타적 인간에서 TFT 전략으로의 변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면 관리자들이나 정부 당국이 하는 말들이 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고 굳이 그 말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장 같은 관리자들에 대해 많은 교사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자기 교사때는 하지도 않았던 일을 갑자기 왜 중요한 것처럼 강조하는거지?, 이게 자신한테 중요해서 하는 말이야? 아니면 정말 교육적으로 중요해서 하는 말이야?'


현장은 관리자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차 있다.


교육 당국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강조해왔던 수 많은 프로파간다가 있다. 학습자 중심 교육, 학생 선택권 강화, 역량 중심 교육 등이 이에 해당하고 요사이 강조하는 AI 교육은 새롭게 등장한 구호다. 현장이 보기에 제일 우스운 일은 막상 교육부나 교육청이 이에 맞는 어떤 조치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통조직, 전통 시스템을 바꾸려 하지도 않고 막상 실천 단계에서는 '학교 자율성'을 이야기하며 변화없는 현장을 방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역량 중심을 강조하지만 입시제도는 역량을 키우는 것과 큰 연결점이 없어보인다. 코로나 이후 미래교육을 강조하면서 관료주의 일처리 방식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요새 가장 모순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생태 전환, 그리고 생태 전환 교육이다. Re 100 이니 탄소중립이니 하는 것들이 다 헛소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디테일한 교육상황에서 전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의 교실현장은 ebs 문제 풀이가 핵심이다. 종이 교과서는 3학년 시작하며 받은 교과서는 수능이 끝나면 고스란히 폐지가 된다. 전국의 고등학교 종이 교과서를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  수능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선택과목 시험을 보는 과정도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기괴하다. 사탐을 예를 들어보자. 사탐 선택 9과목 시험지를 나눠주면 이 중 자신이 선택한 2과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종이는 폐지가 된다. 선택하지도 않을 종이가 폐지가 될 것을 알고도 나누어 준다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시험의 편의성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생태전환, 생태전환 교육은 우리의 삶의 근본을 생태적 관점에서 되돌아보고 생태적 관점에서 삶을 재구성하자고 하는 것인데 그런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정부의 모든 정책에 '생태 관점을 고려했는가?'라는 체크리스트가 필요한 듯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타적 인간의 복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