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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한조각 Feb 08. 2021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숲을 이루는 것

'언니, 저 궁금한 것 있어요.'


갑작스러운 나의 질문에도 기꺼운 마음으로 대답해주는 사람이 있다. 카카오톡 대화로 이야기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서 관심과 애정 어림이 묻어난다. 바쁜 시간에도 시간을 할애해주셔서 작은 감사의 표현을 했더니 같이 기쁘자며 오히려 나에게 또 선물을 주신다. 이런 좋은 분이 내 옆에 계시다니. 


'언니, 프로필 사진 찍을 옷 샀어요?'


동네 사는 동생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당황한 것은 나뿐이었다. 나를 주려고 레이스로 된 새 원피스도 준비해놨었고, 자신의 재킷을 여러 개 들고 와서 입어보라 권하는 동생이다. (사이즈가 xs인데 들어간 것이 더 신기했다. 물론 뱃살은 조금 남아있지만) 게다가 같이 옷을 골라주러 선 듯 나서기도 했다. 이렇게 착한 동생이 나의 지인이라니.



'민님 이 책 읽어봤어요?'


내가 쓴 글을 보니 나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서 선물을 보내주는 이웃이 있다. 나도 뭔가를 드릴까 했더니 이전에 보내드렸던 책 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신다. 이렇게 선량하신 분이 내 블로그 이웃이시라니.




삶에 대해서 종종 생각을 하게 된다. 아웅다웅 열심히 살다가도 무엇을 위해 내가 이렇게 살고 있나, 잘 사는 것은 무엇일까, 진정으로 잘 살고 있는 것인가를 가끔 생각하며 방향을 수정해 나간다. 오늘의 나는 잘 살고 있나? 아주 잘 살아내고 있다. 


나의 삶은 점점 나아질 것이다. 


20대 때, 막장 드라마 중에서도 막장인 시간을 지내면서도 놓지 않았던, 놓을 수 없었던 긍정 확언이었다. 지금까지도 자주 이야기하는 것인데, 저 말처럼 점점 나아지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그때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겨우 붙잡고 있었던 말이었다. 


점점 나아진다는 것이 아니라 확 좋아진다고 했어야 했을까? 아마 내 마음속에서 그럴 리 없다고 밀어냈을 것이다. 너무나 거지 같은 상황이 단번에 나아질리는 없다고 나 스스로가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것들은 그저 운이 좋아서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들에게 먼저 좋은 인연으로 남고 싶어서 진심을 다해 행동하는 것들이 조금씩 쌓이고 쌓여서 좋은 인연들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그렇게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바닥에 있던 나 스스로를 위로 끌어올려 준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 생각했는데, 혼자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큰 숲 속에 어우러져 사는 동물들처럼, 인생도 그렇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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