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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한조각 Aug 05. 2021

창의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

날 좀 내버려 두세요.

부모는 누구나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할 것입니다. 저 또 한 마찬가지예요.  좋은 것만 보게 해주고 싶고 좋은 것만 배웠으면 좋겠고 좋은 길로 힘들지 않고 잘 지냈으면 하죠. 그래서 잔소리도 점점 많아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엄마가 해봤는데, 그렇게 하니까 안 좋아.
엄마 말대로 해.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


이런 말들을 종종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 비인지 능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하지 고민하면서 어떤 문제집을 들이밀까, 어떤 학원을 보낼까 고민하게 되기도 합니다.


창의력과 비인지 능력, 학원에 가는 것으로 키워질까요?

문제집 한 두권 더 푼다고 생겨날까요?




아이들이 심심하다고 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 전혀 심심할 틈 없이 학원으로 돌리시나요? 아니면 심심하다고 징징거리고 놀아달라고 하면 동영상을 보여주시나요?


가만히 내버려 둬 보세요.


뒹굴 뒹굴 하다가 심심해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창의력이 커가는 것 아닌가 싶어요.


방학하기 2주 전부터 학교에 못 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셋 다 집에 있으면서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는 시간들이 찾아왔지요.


여지없이 심심해서 데굴데굴 굴러다녀요. 집에 텔레비전도 없고 학원도 하나씩만 다니고 있거든요. 큰애는 피아노, 작은애 들은 운동하는 곳이요. 그마저도 초반 2주는 가지 못했습니다.



심심하다 하던 막내는 숫자를 세어보더니 종이를 가져와서 적기 시작하네요. 하라고 해도 안 하더니 숫자를 20까지 써보고 혼자 읽어보고 또 써보고 그러고 있었어요.  중간중간 모르는 것이나 헷갈리는 것들은 물어보고요.


큰아이들은 집에 있는 박스를 활용해서 예쁜 슬리퍼를 제작했습니다. 글루건을 이용하기도 하고 천으로 발등 부분을 만들었다가 좀 더 단단한 끈을 찾아서 재질을 바꾸기도 하고요.


신고 조금 걸어보더니 뒤꿈치 부분에 박스를 여러 개 덧대어서 뒤꿈치를 보호하더라고요. 3-4일이 지났는데도 실내화로 아주 잘 신고 있습니다.


어떤 디자인으로 할지 고민하고, 재질을 고민하고, 제작방법을 고민하면서 생각이 쑥쑥 자랐을 거라 생각해요.



아이들을 심심하게 두다 보면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실제로 실험해볼 수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초콜릿이 국자 모양으로 딱 떨어질지 안 떨어질지.

복숭아를 잘게 잘라서 탄산수를 섞으면 어떤 맛일지,

탄산음료를 얼리면 셔벗처럼 되는지

녹인 설탕에 소다를 넣으면 왜 부풀어 오르는지


엄마는 결과를 알겠지만, 아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한 것들이죠. 대답해 주기를 조금 더디 하시고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알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가만히 심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아이의 상상력이, 창의력이 반짝반짝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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