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0일

아빠를 집에서 마지막으로 본 날이 되지 않기를...

by 마음한조각

여느 때와 같았다.

인천에서 오전 강의가 잡힌 날이면 으레 그렇듯이 친정집에 들렀다. 좀 더 자주 가야지 하면서도 내 삶에 바빠서, 아이들 먼저 챙기게 되어서 못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 덕분에 아버지 얼굴을 많이 보게 되었다.


한 달 보름 전부터 아버지 건강이 많이 약해지셨다.


아버지의 발을 씻겨드리고 방도 좀 치우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식사 때가 되면 점심도 챙겨드린다. '운동 좀 하셔라' 잔소리 몇 마디 얹어드리면 어서 가라고 하신다.


아이들 픽업시간이 있어서 부랴부랴 나오는 길이었다. 발길이 잘 떨어지지가 않았다. 사진도 잘 안 찍는데, 이 날은 뒤돌아보고 한참을 서있다가 아버지 집 앞의 복도를 사진으로 남겨놓았다.



25년. 뇌출혈 후유증과 같이해온 시간이다. 처음엔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마비된 곳이 왼쪽 팔과 다리여서 감사했다. (아버지는 소아마비로 왼쪽 팔을 못쓰신다.) 천천히 걸어서 다닐 수 있음에 감사했고 약사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휠체어 탈 수 있음에 감사하고 혼자 화장실에 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식탁에 걸어 나올 수 있음에 감사했다. 침대에서 내려오진 못해도 식사는 잘하시고 소화가 잘되는 것에 감사했다.


그렇게 감사의 날들이었는데...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하신 지 13일이 되었다. 면회도 자주 할 수 없고, 인원도 정해져 있다.

더 자주 갈걸.. 더 자주 전화할걸.. 아버지가 귀찮아해도 끊지 말고 더 얘기하자고 할걸..


온통 후회와 죄송한 마음이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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