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길 앞에서

기독교 대안학교를 선택하다.

by 마음한조각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론 나 혼자만의 고민은 아니었다. 막내와 함께 상담을 다니고, 남편과 밤마다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나 둘도 동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함께 생각해 주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모여 앉아 “어떤 길이 아이에게 가장 맞을까?”를 고민했다.


여러 번의 가족회의 끝에 추려진 길은 세 가지였다.

발도르프학교, 홈스쿨링, 그리고 기독교대안학교.


처음 알아본 건 발도르프학교였다. 첫째가 어릴 때부터 관심이 있었고, 나 역시 발도르프미술 자격 공부를 하면서 익숙하게 접했던 교육이었다. ‘자연과 함께 하며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예술로 배우는 교육.’ 그 문장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끌렸다. 시험과 경쟁이 없고,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 반으로 한 분의 선생님과 함께 자라는 공동체의 형태도 좋았다.

하지만 현실적인 걱정이 선택을 붙잡고 있었다. 부모의 참여와 헌신이 크고, 학비도 적지 않았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학습을 너무 놓고 있다가, 중·고등학교에 가면 어떡하지?”

발도르프학교의 따뜻한 철학은 좋았지만, 우리 가족의 상황에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발도르프는 마음 한편에 조용히 넣어두었다.


그다음으로 알아본 건 홈스쿨링이었다. 마침 주변에 홈스쿨링 모임이 있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엄마가 직접 아이의 속도에 맞춰 가르치고, 부족한 부분은 함께 공부하거나 선생님을 초빙해 채워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고민이 되었다. 부모가 하루 24시간 교사이자 친구이자 안내자가 되어야 하는 일, 그 길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일을 병행하면서 아이를 충분히 챙길 수 있을까? 혹시 처음 결심과는 다르게 흐지부지되진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막내는 또래와 어울리며 사회적 관계를 배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집은 안전하지만, 세상을 배울 기회는 줄어들 수 있었다. 결국 홈스쿨링도 ‘지금 우리에게 맞는 길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찾아본 곳이 기독교대안학교였다. 첫째가 1학년이 될 때 입학설명회를 들은 적이 있었던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학교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전교생 80명 남짓한 아이들이 서로의 이름을 알고, 한 가족처럼 지낸다고 했다.

“153마리의 각기 다른 종류의 물고기처럼, 각자의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학비의 부담, 거리의 문제, 사회 속에서 ‘대안학교’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겠고 다른 시선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여러 번 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지켜보고,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점점 확신으로 바뀌었다.


가족 모두 만장일치로 입학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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