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패, 첫 입학, 첫걸음

자발적인 학교밖 청소년이 되다.

by 마음한조각

막내가 대안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정이 되고 나서 놀랍게도 가장 신이 난 것은 막내가 아니라 누나들이었다.

"엄마, 우리도 같이 대안학교로 전학 가면 안 돼요?"


첫 째는 이해가 되었다. 매일 학교 가기 싫다고 3년 내내 울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왜?

즐겁게 잘 다니고 있는 것 아니었나?


"상담 다니면서 같이 가보니까 그 학교는 되게 좋아 보여요. 다녀보고 싶어요."

"얘들아 쉬운 결정이 아니야. 검정고시도 봐야 하고 그전에 입학시험도 있어."


결국 셋 다 입학시험을 보게 되었다. 1학년으로 입학하는 막내는 현 상황 테스트였지만, 첫째와 둘째는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 특성상 영어, 수학, 국어 점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나와야 입학이 가능했다. 엄마표 영어로 열심히 하다가 영어거부를 심하게 해서 멈추고 이제 막 알파벳을 배운 상태라 가능할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 우리 망한 것 같아."


결과는 역시나였다.

"두 자매는 준비가 안되었네요. 하지만 재시험 1회는 가능합니다. 한 달 후 다시 시험 볼 수 있어요. 그게 마지막 시험입니다."


그로부터 한 달간 파닉스 열풍이었다. 스스로 계획표를 짜고 매일매일 영어 공부를 하며 준비했다. 혹시 또 불합격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올라왔지만,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으니 혹시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좋은 추억이 남을 거야.'라고 격려했다.


누나들이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막내에게도 큰 공부가 되었다. 인생의 처음 시험이고 처음 실패였지만 가족 모두에게 큰 공부가 되었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본 재시험에서 두 아이 모두 합격!!!

학교 갈 준비 하면서 이렇게 기쁘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입학식 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누나 둘이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 막내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잠복기 일 수 있어서 모두 학교에 가지 못했다. 교복도 준비하고 모든 준비물도 완벽히 준비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입학식도 첫 등교도 하지 못하고 첫 주는 온전히 쉬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아이들은 학교를 가고 싶은 열망이 더 강해졌고, 매일매일을 즐겁게 가는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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