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지켜주는 친구들 :)
'준이는요~ 저랑 베프예요.'
'준이는요~ 야구를 참 잘해요.'
'준이는요~ 친구들을 잘 도와줘요.'
'준이는요~ 멋있어요.'
학교 친구들이 준이에게 하는 말이다. 하교할 때 기다리고 서있으면 아이들이 다가와서 먼저 인사를 한다.
'와! 준이 엄마다. 안녕하세요.'
하면서 아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아이들의 말을 들으면 얼마나 따뜻하고 배려있는 아이들인지 알 수 있었다.
1학년, 2학년 때는 늘 걱정이 많았다. 한글을 몰라서 바보라고 놀리지는 않을까, 다른 아이들과의 속도 차이 때문에 소외되지는 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친구들은 오히려 준이의 다른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었다.
"준이가 우리 반 팔씨름 1등이잖아."
"다른 친구들 도와주는 건 준이가 최고야."
모르는 것은 도와주려고 했고 함께 하려는 마음으로 감싸주었다. 포근한 분위기 속에서 준이는 학교를 재미있게 잘 다닐 수 있었다.
선생님들도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셨다. 한글 난독은 영어도 난독이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 특성상 영어수업이 조금 많다. ABC부터 한다고 해도 준이에게는 조금 힘들었을 것이다. 아이도 힘들지만 선생님도 힘들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포기하지 않으셨다.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따로 반을 만들어 지도해 주셨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요.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앞으로 괜찮아질 겁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기본부터 천천히 가르쳐 주셨다.
심지어 인지치료를 받을 시기에는 함께 한글교재로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시기도 했다. 일대일 과외하듯이 아이를 가르쳐 주셨다. 일반 학교였다면 생각할 수 도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선생님들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 주었다.
"어려울 텐데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참 대단해요. 칭찬 많이 해주세요. 어머니."
이 말은 나에게도 많은 힘이 되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서 아이는 잘 자라고 있다. 일반 학교를 보냈으면 어땠을까? 다시 생각해도 대안학교를 선택한 것은 우리 가족에게 참 좋은 일이었다.
기다려주는 사랑과 믿음은 아이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단단히 자라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