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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질녘 Mar 03. 2024

삶을 바꾼 만남

만남은 맛남이다

고등학생들은 이런 아름다운 수필을 읽는구나. 읽으면서 눈시울이 불거졌다. 이 느낌을 글에 담고 싶었다. 책을 잠시 덮어두고 내가 읽었던 수필의 제목과 저자들의 이름들은 내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박완서의 오해, 장영희의 네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 보라. 정민 교수님의 삶을 바꾼 만남 세 편의 수필을 읽고 잠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삶을 바꾼 만남은 그 세월만큼이나 여운이 참 길었다.


'만남은 맛남이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처럼 그 만남은 고마운 것이다. 내가 이 글을 만난 것도 내게는 멋진 맛남인 것이다. 제자를 향한 가르침이 나를 위한 가르침인 것처럼 나도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바람처럼 흔들린 나의 마음을 붙잡아 본다. 다산 선생을 만난 적도 없고 정민 교수님도 책으로만 만났지 스승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버이를 섬기는 마음으로 스승을 모시고 싶은 저자들을 많이 만났지만 나는 황상 같은 제자가 될 수 없었다. 아직도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더 많이 배우고 깨달아야 하는 서당의 아이처럼 천자문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서생일 따름이다.


 "그럼 할 수 있고말고. 항상 문제는 제가 민첩하다고 생각하 고, 총명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생긴단다. 한 번만 보면 척척 외우는 아이들은 그 뜻을 깊이 음미할 줄 모르니 금세 잊고 말지. 제목만 주면 글을 지어 내는 사람들은 똑똑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 저도 모르게 경박하고 들뜨게 되는 것이 문제다. 한마디만 던져 주면 금세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들은 곱씹지 않으므로 깊이가 없지. 너처럼 둔한 아이가 꾸준히 노력한다면 얼마나 대단하겠니? 둔한 끝으로 구멍을 뚫기는 힘들어도 일단 뚫고 나면 웬만해서는 막히지 않는 큰 구멍이 뚫릴 거다. 꼭 막혔다가 뻥 뚫리면 거칠 것이 없겠지. 미욱한 것을 닦고 또 닦으면 마침내 그 광채가 눈부시게 될 것이야. 그러자면 어떻게 해야 하겠니? 첫째도 부지런함이요 , 둘째도 부지런함이며, 셋째도 부지런함이 있을 뿐이다. 너는 평생 '부지런함'이란 글자를 절대 잊지 말도록 해라. 어떻게 하면 부지런할 수 있을까? 네 마음을 다잡아서 딴 데로 달아나지 않도록 꼭 붙들어 매야지. 그렇게 할 수 있겠니?' 69쪽 국어교과서 작품 읽기 고등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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