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 쓰여진다.

프롤로그

by 해질녘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이 읽으면 쓰지 말라고 해도 쓰여진다. 한 문장을 읽어도 열 페이지를 쓸 수 있다. 하지만 내게 맞지 않은 책은 천 페이지를 읽어도 한 페이지조차 쓸 수 없는 게 글이다. 무작정 읽는다고 쓰여지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쓴다고 해서 좋은 글이 쓰여지는 것이 아니다.


많이 읽고 쓰고 다듬고 생각해야 한다. 쓰는데 왕도는 없다. 매일 읽고 쓰고 생각하다 보면 내 생각이 생기고 그 생각을 옮겨 적기만 하면 된다.


나도 이 글이 내 글이라고 생각하며 적고 있겠지만 글이라는 것은 누군가 했던 말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 직업이 작가나 가수가 아니더라도 누가 쓰고 누가 불렀느냐에 따라 그 문장이나 노래가 가지는 느낌이 달라지듯이 내 글도 내가 써서 쓴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차적으로 슬픔은 글이 된다고 생각한다. 민시우 시인이나 정여민 시인의 글처럼 글은 감정선을 타고 움직인다. 글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우리 마음에 가장 먼저 부딪힌다. 그 느낌이 살아 있는 것은 우리 마음이 그렇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 느낌을 시로 적으면 그 시는 나의 마음을 위로하고 타인의 마음을 위로한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쓰는 것이 글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썼던 모든 생각들은 트위터에 한 번씩 올렸던 문장을 가져왔을 뿐인데 책의 서문이 완성되었다. 하루에 백사십자 한번 적어서 글을 만들어내는 것도 감사일기 세줄을 적는 것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가 체험을 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은 쓰여지는 것이다.